Jira를 활용한 스프린트 플래닝
앞선 포스팅에서는 트렌비의 조직 구성, 스케일업 역량과 기술 스택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이번 포스팅에서는 트렌비의 PO가 되어보았다. 직접 트렌비를 사용하면서 느낀 어려움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개선안을 구상했다. 나아가, 1주일 간의 스프린트를 진행한다는 가정 하에 스프린트를 만들어본다. 애자일 프로세스에서의 협업 툴 Jira를 활용해 스프린트 만들기부터 스프린트 시작까지 차근차근 알아보자.
목차
1. 문제 정의
2. 유저 스토리
3. 제품 백로그 작성
4. Jira를 활용한 스프린트 플래닝
5. 개선안 와이어프레임
온라인 구매 시 유저가 결정에 반영하는 정보는 "다른 사람이 사용해보니 어떻다더라"이다. 항상 리뷰를 찾아본 후에 구매하고, 리뷰가 없는 제품은 구매를 주저하게 된다. 하지만 트렌비에서는 내게 맞는 사이즈가 무엇인지 결정하기가 어렵다. 제품 상세페이지에서 다른 유저들의 리뷰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커머스 플랫폼의 UI와 다르게, 트렌비에는 제품 상세페이지 하단에 리뷰가 없다. 그 대신 소셜 탭이 있어 브랜드의 소셜 리뷰들을 해시태그로 분류된 이미지 위주로 보게 된다. 이때 문제는 현재 보고 있는 제품이 아닌, 다른 제품들까지 섞여있다는 점이다. 결국 자신이 보고자 하는 리뷰는 볼 수 없어 앱 밖으로 나가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검색하며 사이즈 정보를 탐색해야 했다.
트렌비의 통합 사이즈 표는 말 그대로 통합된 사이즈 표다. 여러 개의 제품 카테고리와 국가별 분류에 따른 사이즈 표를 한 곳에 모아두었다. 고객은 여기에서 자신이 원하는 제품 카테고리, 브랜드/국가 사이즈에 맞춰서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를 "알아서" 찾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통합 사이즈 표를 이해하지 못한 고객들은 검색이나 지식인 질문을 통해 별도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었다.
화면 구성 또한 문제다. 사이즈 정보를 확인하러 이동한 화면의 최상단에는 [현지 판매 사이트 방문하기] CTA가, [통합 사이즈 표]는 화면 최하단 영역에 있다. 심지어 일부분이 잘린 채 보여 전부 확인하려면 스크롤을 내려야 한다.
물론, 하단에 트렌비 측의 설명을 읽어보면 이런 배치가 이해된다. '평균적인 수치이므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단순 참고용으로만 사용하고, 정확한 사이즈는 해당 브랜드에 직접 문의하여 확인하고, 트렌비에서 신중한 구매를 하도록 권장'하기 위해 CTA를 최상단에 배치한 것이다. 해외배송이므로 환불과 교환이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일 거다.
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건 단순하다.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 정보를 바로 쉽게 확인하는 것. 사람마다 체형도 취향도 다르다. 따라서 지식인 답변이나 다른 후기들을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건 고객들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충분한 정보더라도, 고객은 바로 확인하고 싶다. 그게 아니면 번거롭기만 하다.
[현지 판매 사이트 방문하기] CTA가 제공자 입장에서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프로덕트는 고객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해당 화면의 정보 배치는 고객 중심적이지 않았고, 아쉬운 UX의 원인이자 이탈의 원인이 되었다.
트렌비에서는 명품 최저가를 검색할 수 있다. 이러한 제품 중에는 해외 명품 아웃렛에서 판매되는 할인 제품이 많으며, 더 이상 정식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게 된 지난 시즌의 제품이다. 그러니 현지 판매 사이트(브랜드 공식 스토어 홈페이지)에서는 아웃렛에 간 제품의 정보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
그 결과, [현지 판매 사이트 방문하기] CTA를 클릭해 이동했을 때,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 제품”이라고 뜨는 경우가 발생한다. 귀찮음을 참고 클릭해 이동했지만, 역시나 여기에도 자신이 원하는 사이즈 정보는 없고 허탕만 쳤다. 이때 고객의 감정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탈의 원인이 되고 만다.
방금 발견한 이 제품은 마음에 드는데... 당장 사이즈를 알아보긴 힘드네.
일단 "찜" 해놓고 나중에 다시 봐야지.
엥? 사이즈 못 정했으면 찜하기도 맘대로 못하네?
트렌비에서는 사이즈를 선택하지 않으면 [찜하기]를 힐 수 없다. [장바구니], [바로 구매하기] 모두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임의로 정해도 문제다. 나중에 제품을 구매하려고 [찜 목록] 화면에 들어갔을 때, '임의로 정한 사이즈'와 '정말 알아보고 고른 사이즈'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그때 가서 또 찾아봐야 하나? 어디 메모라도 남겨놔야 하나...?
결국 나는 [바로 구매하기]도, [장바구니]도, [찜하기]도 하지 않고 앱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정의된 문제를 기반으로 1개의 유저 스토리를 작성한다.
고객은 (WHO)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를 보다 쉽게 선택하기 위해 (WHY)
직관적인 사이즈 가이드를 원한다. (WHAT)
개선/개발/구현해야 할 기능(제품 백로그)의 리스트업. 이때 제품 백로그란, 유저 스토리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기능을 나열한 것을 말한다.
백로그의 구분 기준에는 Bare minimum(: 꼭 필요한 최소 기능 for MVP), Advanced(: 우선순위는 밀려나지만 있으면 확실히 유용한 기능), Nightmare(: 없어도 상관없지만 있으면 좋을 것 같거나, 역량 개발 / 학습 목적으로 해보고 싶은 것들)이 있다.
이번 스프린트에서는 아래 세 가지 백로그를 작성했다.
1. 제품 현지 브랜드 사이즈와 대응하는 한국 사이즈 가이드를 제시하는 "사이즈 선택 기능" (Bare minimum)
평균적인 수치라도 바로 확인하여 참고한 후 쉽게 사이즈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2. [찜하기] 플로우 내 "사이즈 선택 기능" 삭제, UI 변경 (Advanced)
찜하기는 말 그대로 저장/스크랩 개념이고 추후에 모아보기 위한 목적을 지닌다. 따라서 재방문과 구매 완료를 유도하기 위해서, [찜하기]에서는 사이즈 선택이라는 태스크를 생략하여 고객의 초기 탐색 과정에서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한다.
3. 사이즈 선택창 하단에 [정확한 사이즈 찾기] CTA 추가 (Advanced)
사이즈 선택 화면 하단에 [정확한 사이즈 찾기] CTA를 삽입하여 클릭 시 화면 중앙에 팝업창 생성되고, [현지 판매 사이트 방문하기 > ]와 안내 문구("정확한 사이즈는 현지 판매 사이트 혹은 브랜드 고객센터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가 함께 보이도록 한다.
이제 실무에서 사용되는 협업 툴 "JIRA"를 활용해 스프린트를 시작해보자.
우선은 '이슈 만들기'를 클릭하여 유저 스토리를 작성한다.
유저 스토리 작성을 마쳤다면 관련 작업을 추가할 차례다. 입력창 좌측 롤다운에서 [작업]을 클릭해 설정하고, 그 후엔 유저 스토리와 동일하게 작성하면 된다.
앞서 작성한 유저 스토리와 관련 작업들을 모두 연결해준다. 우측 영역에서 '링크 아이콘' 클릭 > 이슈 연결 > 목록에서 선택해서 추가시킨다. 그러면 아래 화면과 같이 [링크된 이슈]가 보인다.
백로그 보드 우측 상단의 "스프린트 만들기" 버튼을 클릭하고, 스프린트 영역으로 아까 작성해둔 이슈들 중 이번 스프린트에서 진행할 태스크들을 드래그해서 이동시킨다. 모두 이동시켰으면 우측 상단의 "스프린트 시작"을 클릭한다.
이때 보이는 팝업창에서 스프린트 관련 내용(이름, 기간, 시작 날짜, 종료 날짜, 스프린트 목표)을 다시 한번 확인한 후, 하단의 "시작"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본 포스팅의 서두에서 밝혔듯이 이번 스프린트는 1주간 진행되므로 나는 기간을 1주로 설정했다.
이제 스프린트가 시작되었다. 좌측 메뉴의 보드에서 스프린트 보드를 확인하면 된다. 위 팝업창에서 설정해둔 내용들 또한 모두 확인 가능하다.
앞서 작성한 백로그 ㅡ Bare minimum, Advanced, Nightmare 모두 반영하여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개선안(TO-BE) 와이어프레임 및 플로우"를 그려보았다. 이때 툴은 Figma를 활용했다.
앞서 제안한 개선안을 최종적으로 프로덕트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UT(유저 테스트), A/B 테스트를 통해 어떤 UI가 더 좋은 사용성을 가지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적으로는 공식 릴리즈 이전에 QA 단계에서 사내 팀원들, 핵심 유저 그룹을 대상으로 테스트해보고, 이후에 A/B 테스트를 하는 순서로 진행해보면 좋을 것이다.
데이터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고객의 반응을 확신할 수 없으며 '정말 고객이 원하는 게 이것일까?'를 끝까지, 매 순간 고민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불확실 속에서 확실을 찾아내는 일은 PM의 몫이다. 지난한 과정을 이끌어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성취감은 원동력이 되고, 기꺼이 그 지난한 과정을 반복하며 새로운 문제 해결에 몰두하는 이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