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시절인연 하나씩은 있지 않나요?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 문득 인간관계의 유효기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뜻대로 되지 않는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자신을 괴롭게 하는 관계 때문에 힘겨워하는 친구도 있었다.
나는 한때 좋은 관계였지만, 나의 실수로 떠나간 이에 대해 말했다. 실수에 대해 시인하고 사과하는 것과 사람의 마음이 변하는 건 별개일 수 있다는 걸 크게 실감했다. 우리 모두 입을 모았던 건 어느 순간 끝나게 되는 관계는 유효기간이 거기까지였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싸우면서 더 친해지고 비 온 뒤에 땅이 굳듯 사이가 좋아진다고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경우가 많지는 않은 듯하다. 개인의 상황과 서로에 대한 각자의 마음 크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관계란 참 가변성이 클 수밖에 없다.
보통 사람들은 어지간해서는 나쁜 것에 대해 굳이 말하지 않는다. 한 사람이 혼자 마음을 정리하면 상대는 그에 대해 알 수가 없고, 나중에야 어리둥절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 관계란 서로가 마음을 다해 노력해야만 유지되는 거라서 한쪽이 놓아버리면 그 관계는 더 이상 전과 같을 수 없다. 그렇기에 헤어짐은 일방적이고 영원한 관계란 없는 게 아닐까.
인연이란 참 신기해서 살다 보면 누군가와 연락이 끊어졌다가 다시 그 관계를 이어보려고 시도하지만 잘 안되기도 하고, 어떤 이와는 일회성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계속 관계를 유지하게 되기도 한다. 인연이 다가오는 것은 내 뜻과는 상관없이 시작되기도 하지만, 그것을 이어가거나 끝내는 것에는 의지가 필요하다.
가끔 지금까지 함께하는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는 메시지를 받을 때가 있다. 그 말이 간지럽기도 하지만 이전에도 지금도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새삼스레 소중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기게 된다. 그래서 나 또한 그 말을 진심으로 되돌려주고 싶어진다.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