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쓰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아토르 Oct 12. 2017

전화

사랑3

당신과 이별하고 나서야

당신의 전화번호를 외웠습니다


열 번 참았다 한 번 전화해도

하루종일 당신의 전화번호를

눌러야만했던 때에는

미처 번호를 외우지 않았습니다

그 땐 하루에 수없이 울리는 전화를

늘 처음처럼 반갑게

받아주던 당신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내내 참습니다

그러다보면

하루에 한 번만 참아도 되는 순간이 오겠지요

그 순간이 빨리 왔으면 바라기도 하고

그 순간이 내내 오지 않았으면 하기도 합니다


당신과 닿을 수 있었던 때에

당신의 전화번호 여덟자리는 그저

당신에게 닿는 많은 길 중 하나였는데

이제는 그 여덟자리가 오롯이 당신입니다


그리하여

오늘도

늦은 전화번호를 하나하나 당신인냥 어루만집니다.


그리하여 오늘도 여전히

그리운 중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 담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