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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귤 Mar 23. 2018

프랑스 영화에 손이가는 이유 3가지

이게 꿈이야 영화야?

'와 포스터 예쁘... 아니 지나치게 독특하다. 이런 영화가 재미있을까? 흠 그래, 안 봐야겠다'

<아멜리에>

네이버에서 영화 추천을 검색하다 보면 꼭 나오는 영화 중 하나다. 초록 포스터에 눈이 가고, 올망졸망한 주인공 얼굴에 마음이 홀리다가... 특별한 분위기와 색감에 절로 주눅이 들어버려 흥미를 잃는 참 요상한 영화다.


20대 초반에 기웃거리면서 스마트폰 메모장에 써 놨던 이 영화를,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봤고, 그다음부터

본격적으로 프랑스 영화를 찾아보게 됐다.

프랑스 영화 공식 입문작: 아멜리에


*경*축*할 일이다. 프랑스 영화 덕분에 밀도 높은 재미를 맛보고 있다.


같은 영화를 봐도 그 사람의 경험에 따라 느끼는 부분이 달라진다. <신과 함께>를 볼 때 친구들은 '엄마가 갑자기 말을 한 그 상상 속 장면'을 오열 포인트로 잡았는데, 나는 '관심병사 살리는 김동욱 신'에서 정신도 못 차리고 울었다.


아무튼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처럼 '관심병사 살리는 김동욱 신'에서 울었던 사람은 프랑스 영화를 보면 나처럼 (좋아서든/슬퍼서든) 오열하게 된다는 거라는, 이 말이다.

최고야, 짜릿해, 언제나 새로워

영화 딱 세 가지만 꼽고 이만 난 자러 가겠다.


일. 어린 시절 설명할 수 없었던 슬픔


어릴 때 엄마, 아빠를 잃은 그는 인생이 괴롭다.

어릴 적 그의 뇌에 심겨진 부모와의 기억은 알 수 없는 슬픔뿐.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만 가득하다.  

그럴만하다. 아기의 눈에는 부모의 애정행각이 '싸움'으로 보일 뿐이다. 말 못 하는 아기가 '어린 부모'의 일상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를 성공적으로 추측했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엄마 아빠에게 '설명받지 못한 어린 시절 사건들로 인해' 자기도 원인을 모르는 슬픔을 안고 사는 폴. 그는 끊임없이 방황하며 마치 로봇처럼 주어진 일을 하며 살아갔다. 그러다가 마담 프루스트를 만났다.


마담 프루스트의 마들렌에 그는 '과거 일'을 떠올리며 부모의 진실을 알아갔다. 그의 상처는 건강하게 아물었다.

어쩔 수 없이 미숙한 '어린 날의 부모'. 그들은 우리를 죽도록 사랑하지만,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은 잘 모른다.  뭐 내가 부모가 돼도 잘 모를 테니 누굴 탓할 순 없다. 하지만 그 상처는 성장하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먼저 내가 행복해져야 하기 때문이고, 내 아이에게 그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렇게 프랑스 영화는 '심리'나 '어릴 적 상처'를 다루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 본 영화 <나에게서 온 편지>는 심리 상담 선생님이 영화의 중심축 중 하나다.


기저 감정: 슬픔


이. 뇌내 상상이 프랑스 영화에서는 현실이 된다


말로 할 수 없었다. 왜냐고?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허무맹랑하고, 또 그렇게 허무맹랑한 일들은 말로 설명하기 굉장히 까다롭거든.

출처: 펜션명사20

사람 춤추는 모습이 굉장히 '대게'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 모습을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사람에게 게 다리를 붙이고 춤추게 하면 그 모습이 제대로 설명될까?

영화 '무드 인디고'에서 대게 다리 댄스를 표현한 방법. 어설픈데 정말 정확하지 않은가?


도심에서 남자 친구와 데이트를 하는데, 아무리 공사장을 지나더라도 구름을 타는 기분일 때는 이렇게 표현한다.

비슷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영화로는 <수면의 과학>, <페어리>, <이웃집에 신이 산다> 등이 있는데,


한 아파트에 '인간을 총괄하는 신'이 산다. 그의 방은 이렇고, 컴퓨터로 모든 걸 제어한다. 그 방에...

딸이 침입해 인간들에게 '그들이 각자 죽는 날'을 핸드폰 문자로 보낸다. 그다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긴다. <이웃집에 신이 산다>

기저 감정: 호기심


삼. 삼(삶)은 이해할 수 없음의 연속이지


분명히 영화를 봤는 데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체 왜 그런 거야?


<러브 미 이프 유 데어> 제목도, 상자를 들고 입 맞추는 이 장면도 유명한 영화. '충격적인 이야기'를 접하고 싶으면 이 영화를 보라는 추천에 단숨에 켜봤다.

그래 아직 모든 게 미숙한 어린 시절에는 그럴 수 있다 쳐.


얘네 왜 이러는 거야? 대학생인데?

결혼은 왜 (ㅇㅇ이랑) 한 거야? 왜 이러는 거야?

그래서 결말은 왜 이런 거야? 왜 이렇게 충격적인 거야?

이 글을 쓰면서도 소름이다. 팔에 닭살이 많이 돋아서 더 소름이다. 내가 전생에 닭이었나. 나는 부들부들하다 못해 지방이 삐질삐질 씹히는 닭껍질을 가장 선호한다.


알쏭달쏭하면서도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분명 느껴지는'  프랑스 영화 특징을 잘 담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한번 더 보면 이해할 수 있게 될까?


기저 감정: 씁쓸함


프랑스 감독 한 명을 추천하라면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미셸 공드리'를 꼽겠다.


그 감독 맞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을 잊지 않으려 생각 속에서 도망 다니는 주인공을 만든 사람.

<이터널 선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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