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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귤 Jul 06. 2018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예뻐하는 동물

쿠알라룸푸르 탐험대 ep.02

아. 아. 마이크 테스트.

안녕하십니까 모두 간밤 잘 지내셨는지요 (삐익)

네 맞습니다. 존귀한 생명체. 엄지손가락만 한 냥냥주먹을 살포시 안고 고이 잠에 든 아기냥 선생 말입니다. 깨워도 눈만 살짝 떴다가 다시 잔단 말입니다. 어쩜 이렇게 무해한 생명체란 말입니까 엉엉 ㅠㅠㅠ


어젠 제가 해외여행을 왔는지 동물원을 왔는지 잠깐 착각할 정도로 동물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존귀박물관 하나 세우고 돌아갑니다.


#존귀박물관


보물 1호: 원숭이

존귀지수: 3.7/10

공포지수: 10/10



그래 맞다. 원숭이랑 사진 찍고 인증샷 남기고 싶어서 갔다. 인스타스타 되고 싶고, 내 담력이 이 정도다! 나는 이렇게 동물을 사랑하고 진심으로(?) 소통하는 사람이다!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서 갔다.

???: 존귀박물관장

쪼다력: 9.8/10

공포지수: 10.9/10


철창 안에 갇힌(ㅠㅠ) 원숭이들만 보다가 이렇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니 겁나 공포스러웠다.

먹이 파는 아저씨: "블랙 몽키 베리 프렌들리~ 브라운 몽키 스케어리"


라고 했지만, 블랙 몽키든 브라운 몽키든 알게 뭐야 둘 다 네 발로 겁나 빠르게 달리고 갑자기 내 머리로 불쑥 올라와버릴까 봐 먹이 안 산척 하고 비닐봉지 소리 안 나게 하고 온갖 노력을 다 했다.

그런데 레알 매의 눈이심. 원숭이가 매의 눈 가지면 된다 안 된다? 창조 법칙 위배다?


여행자들이 없는 시간이라 비율로 따지자면

여행자:원숭씨들 = 1: 10 정도였는데 (나무에 원숭이들 까맣게 매달린 거 실화?)


나 1명에 원숭이들 10마리가 두 눈을 부라리며 내 가방만을, 내가 가방에서 먹이를 꺼낼 것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디 빨리 내놓으슈"


겁나 강탈당하는 느낌.


원숭이가 자꾸 날 향해 다가오길래 먹이 봉투를 원숭이님께 고이 건네 드렸다. 아래 고구마 있는 비닐봉지가 내가 들고 있던 먹이 봉투.

절대 무서워서 손에서 놔 버린 거 아니다. 진짜 맹세. 소리는 조금 질렀지만 무서워서 지른 거 아니다. 좋아서...질렀다(?)


이 정도 전경이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감을 잡으시려나? 먹이 파는 아저씨 둘러싼 원숭이들. 여기 앞에 들렀다 가면 원숭이들의 표적이 된다.

이 정도 아이컨택이면? 겁난다 안 난다?

휴우. 인정 쪼다는 나였다. 친구는 원숭이랑 정상회담도 하고 이름까지 지어줬다. 이름은 제크. 과자야 뭐야?



#존귀박물관

보물 2호: 고양이

존귀지수: 8.7/10

공포지수: 1.9/10


저녁 먹으러 간 집에 있었던 고양이들. 한국 집사님?들이 좋아서 소리 지를 만한 음식점이었다.


밥 먹고 있으면 고양이들이 심심하다고 와서 인간들 부르고, 한입 달라고 인간들 부르고, 새끼 고양이들은 아무데서나 드러누워 잔다.


인간이 식사를 다 한건 어떻게 용케도 잘 아는지. 의자에 올라와서 혹시 한입 할 게 있나 탐색 중이시다.

혹시 가게에서 사료를 안 주는 거 아니냐고?


참내 저녁시간 되니 사료통 들고 가게 주인님이 고양이들 불러 모아 한 움큼씩 쏟아 주더라. 냥님들이 뱃고랑 후히 남기시는 게 문제지.

"팍씨 냥이 욕하지마라"
"턱 만지게 해주면 새우 하나 주는 겁니까?"


얜 존귀박물관에서 국보급으로 하나 저장해둡니다.

국보 1호: 자는 애기냥

존귀지수: 10/10

공포지수: 0.1/10

???: 애기라 많이 졸림
"게 누구냐"
"시끄럽게 다니지 마라"


#존귀박물관

보물 3호: 거북쓰

존귀지수: 1.7/10

공포지수: 1.7/10 - 입 벌리면 존나쌔


조금 눈갱 당하셨다면 죄송. 제가 옛날에 거북이를 키웠더래서...헿.


음식점에는 거북이도 이렇게 키우더라. 연못에 거북이들 머리만 동동 떠다니는 게 존귀박물관 입성 급이라 찍었다.


등껍질은 내가 키우던 거북이랑 비교해보면 얘들은 매끈하고 존귀하고 그렇다.

???: 고양이? 다 덤벼!! 난 존나쌔!


#존귀박물관

보물 4호: 반딧불이(a.k.a. 개똥벌레)

존귀지수: ??? /10 - 눈으로 볼 수 없어서 측정불가

공포지수: 4.9/10 - 밤에 배 타는 거 무서움


이분들은 밤에만 출근하셔서 만나려면 저녁을 먹고 한참을 대기해야 한다. 밤 7시 30분부터 슬슬 출근하시니까 그때 맞춰서 미팅 약속 잡고 가면 된다.


그런데 조금 부끄러워하신다. 사진 찍기를 거부하시지는 않는데 찍을라 하면 이렇게 나오기에...

최대한 열심히 찍어봤지만...

눈에 담으면 너무 아름다운 반딧불님들. 카메라에 담기지 않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사진, 영상에 잘 담기지 않으니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걸까. 엉엉.


반딧불님들을 보려면 아래 사진처럼 4인승 보트를 타고 가야 한다. 아이폰 빠뜨릴까 봐 얼마나 꼭 쥐고 있었는지...


다른 보트에 탔던 한국사람은 스마트폰을 강에 빠뜨려서 그다음은 말잇못...


*소심한 관종*을 소개합니다.

권귤의 사생활 -> https://www.instagram.com/soooyeon.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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