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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귤 Oct 10. 2018

에어팟 한쪽만 사는 방법

세상에서 가장 비싼 이야기.txt 2편

지난회...

푸드코트에서 에어팟 한 짝을 잃어버리고, 멘붕에 빠지게 된 그녀.


에어팟을 다시 살 것이냐, 참고 꼬인 선을 달랑거리며 노래를 들을 것이냐 한참을 고민하게 되는데...

띵또리라리라리리 띵또리라리라리리~ 뚜리리리리리ㅣ리리리리ㅣ~



그날 밤 그녀는 결론을 내리고 만다.

사.야.겠.다.


출근길, 퇴근길 삶의 질에 큰 축을 차지하는 이 아름다운 에어팟을 잃을 순 없다. 하루에 15분만 사용해도 10불어치는 충분히 건져낼 수 있다. 100불이라면 10일이면 뽕을 뽑는다는 얘기다라고 나를 위로해보며 얇은 지갑을 부여잡고 구글을 검색했다.


에어...팟...한..ㅉ ㅗㄱ 잃어버..렸을 때...


한국에서는 에이에스 센터? 뭐 며칠이 걸리는 것 같았다. 여기서도 비슷하겠지 하고 생각하면서 며칠쯤은 기꺼이 참을 수 있다고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에 친한 미국 동생이 댓글을 남겼다.


"누나 애플스토어 가면 한쪽만 팔아요"


당장 달려갔다. 다운타운 빅 쇼핑몰 이튼센터 애플스토어로.


[@애플스토어]

애플스토어에 가면 당연히 '한쪽짜리 에어팟'을 상품으로 진열해두고 파는 줄 알았다.


애플스토어 구석구석을 다 뒤졌다. 보이지 않았다. 더블체크했다. 보이지 않았다. 난 울기 직전에 다다랐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문 앞에 있는 직원한테 하소연했다.


"저요 ㅠㅠ 에어팟 한 짝 잃어버렸는데.. 그거 어디서 살 수 있어요?"

"예약 잡아드릴게요. 저기 센터에서 직원하고 만나서 상담하고 살 수 있어요"

"오호 오케요 땡큐요"


그렇게 예약을 잡고 나면 이렇게 문자가 온다.

그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마음속으로 기도하면서 내 순서를 기다렸다.


[@직원 오빠야와의 만남]

직원 오빠야는 내 마음을 충분히 이해해줬다.

"너무 비싼데 없으니까 못살겠어요 ㅠㅠ 근데 너무 비싸요 ㅠㅠ엉엉" 하니까

"아하~ 그렇죠 저도 그래요~"하면서


그렇게 친절하게 내게

 한쪽짜리 에어팟 영수증을 내밀었다.


100.57$

친절한 장사꾼 애플... 매혹적인 장사꾼 애플...


[달라진 라이프스타일]


그날부터 내 라이프스타일은 큰 변화를 맞았다.


1. 립스틱은 파우치에서 쫓겨났다.

2. 빈 자리엔 에어팟이 담겼다.

3. 오지게 사랑한다 100불



[쓸데없는 이 글에서 요점만 간단히]

애플스토어 가서 문 앞에 지키고 있는 직원한테 에어팟 한쪽 잃어버렸다고 말하면 바로 해결 받을 수 있음.


괜히 애플스토어 둘러봤다가 허탕 칠 수 있으니 주의.


가장 좋은 방법은 안 잃어버리는 거임. 하수구에도 안 빠뜨리고.


그럼 즐 에!

(즐거운 에어팟 생활! 이라는 뜻)



*소심한 관종*을 소개합니다.

권귤의 사생활 -> https://www.instagram.com/soooyeon.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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