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불 강탈당한 썰

어젯밤 이 일때문에 어디에 한방 맞은 것 같이 정신이 나가 있었어요.

by 권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100불을 빼앗긴 썰을 공개합니다.


어젯밤 이 일때문에 어디에 한방 맞은 것 같이 정신이 나가 있었어요. 저는 저녁에 식욕이 왕성한 타입인데, 어제는 그래놀라와 우유로 저녁을 때웠습니다. 배가 안고프더군요. 100불을 잃었기 때문에 밥을 덜 먹어서라도 돈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요. 국민 99542800156 권수연


저는 어제 원래 160불을 주급으로 받았어야 하는데, 60불만 받았습니다. 100불 잃은 것에 대한 보상을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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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제 있던 일을 공개할게요. 저처럼 외국에서 캐시어로 알바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정보가 되겠습니다. 저는 건강식품 스토어에서 캐시어로 파트타임 알바를 합니다. 월요일 화요일은 제가 일하는 날입니다.


어제(화요일) 저녁 5시 30분쯤, 흑인남자 2명이 들어왔습니다. 그 시간은 퇴근한 직장인이 저녁거리를 사러 가게를 들르는 가장 바쁜 시간입니다.


그 남자 두명은 이 동네에서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어요. 이 가게는 단골손님이 대부분인 곳이거든요. 그래서 오? 새로운 얼굴이다 했죠.


그 둘은 들어와서 5.35 달러짜리 초콜릿 바를 고르더군요. 그리고는 제 앞으로 왔어요. 100달러짜리를 내밀었어요. 그래서 저는 94.65불을 거스름돈으로 주면 되는거였죠. (이런 일은 흔하지 않아요. 5불짜리를 사면서 100불을 내는 거요. 저는 이 지점에서 좀더 신경을 써야 했어요)


그 남자는 자기가 거스름돈이 있다면서 다시 100불을 가져갔어요. 그러면서 65센트를 줬어요.


계산하는 동안 온통 그 남자는 자기 친구와 함께 저한테 여러가지 말을 시켰어요. 어디에서 왔어요? 한국? 중국인처럼 생겼는데? – 이 지점에서 기분이 나빴어요 – 이 초콜릿 진짜 맛있는데. 등등 저를 혼란스럽게 했지요.


그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생각이 잘 안나요. 이 사람에게 95불을 주면 되는거 였어요. 100불을 받았다면요. 그런데 저는 그 사람에게 100불을 받지 않았는데도, 이사람에게 95불을 줘버린 거예요.


그 남자는 친구와 유유히 가게를 빠져나갔어요. 약 10초 뒤 생각났어요. 그 사람에게 100불을 받지 않았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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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사실을 바로 매니저에게 이야기했어요. 매니저는 처음엔 제 말을 들어도 별 신경을 쓰지 않더라고요. 매니저도 이 상황에 스트레스를 받았나봐요. 매니저는 30년 넘게 이 업계에서 일하면서 사기꾼, 도둑을 많이 만났거든요.


매니저는 나중에 CCTV 녹화본을 가져와서 남자가 카운터에 있는 100불을 왜 가져가게 했냐고 제게 물었어요. 저는 그 당시 너무 패닉 상태여서 대답도 잘 안나오더라고요.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갔고, 저는 100불을 매니저에게 물어줬어요. 제 잘못이니까요. 눈물이 조금 고였어요. 꾸역꾸역 다시 집어넣었어요. 울면 안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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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그렇게 저는 주급 60불을 받고 이번 한 주를 마감했답니다. 5만원 가지고 일주일을 살 수 있을까요? 국민 99542800156 권수연 집값에 식비에 교통비까지. 돈없는 유학생으로 사는 일은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의 연속입니다.


이번 일로 저는 ‘돈 문제’에 대해서는 느리고 정신없더라도, 정신을 잘 차려서 똑부러지게 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100불을 잃었으니 뭐라도 얻어야 한다는 강박일까요.


아무튼 그렇게 사건을 마무리하고 제 마음속에서 떠나보내려 합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고있어요. 어디든 털어놓으면 마음이 나아지니까요. 이렇게 먼 타지에서 가족, 남자친구 없이 마음관리를 해봅니다.


미래의 유학생들, 캐시어로 일하게 될 워홀러분들. 계산할 때 제발 저 같은 실수 안하길 바라며 제 횡설수설한 이야기를 마칩니다.


그럼 안녕히. 국민 99542800156 권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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