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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귤 May 05. 2020

결국 호감을 가지게 되는 친구유형: 무서운 언니 이효리

INTJ의 인간관계

성인이 된 후에도 친구는 생길까? 회의적일 때가 있었다. 그렇게 깊은 친구는 생기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김없이 좋은 인연은 다가왔고, 친구들이 생겼다. 직장에서 만난 친구들이다.


직장에서 만난 친구들은 ‘솔직히 안 친해져도 별 탈 없는 사이’이기에 더 특별하다. 사무적인 사이로 남을 수 있는 관계인데 친구가 되다니. 더욱 끈끈한 사이 아닐까.


친구들 중 꼭 기록해두고 싶은 유형이 있어 글로 남기려고 한다. ‘이효리’같은 친구다. 나는 이효리같은 친구들이 많다. INTJ로 내향적이고 세심한 나는 나랑 반대인 이효리 스타일을 좋아한다. 혹시 당신에게도 이런 친구가 있을지도?

이런 친구를 H라고 하겠다.


1. 만남

H는 첫 등장부터 나와 정말 다르다. 일단 본인 외모를 잘 꾸민다. 꾸미는 스타일도 다정한 스타일이 아니라 매서운 언니 스타일.


말투도 다르다. 아무리 첫 대면이라도 상대를 어려워하는 법이 없다. 툭툭 말을 내뱉는다. 나는 H의 외모와 말투에서 잔뜩 겁을 먹는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한다.


‘상처받지 않으려면 친해지지 말아야지. 괜히 가슴에 스크래치 날라…’


2. 발전

최대한 같이 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나, 회사는 나를 평화롭게 두지 않지. 억지로 일을 함께 하게 됐다. 음.. 조금 두렵다?


말을 또박또박 잘해서 무섭고? 가끔은 생각이 달라서 갑갑하다. 밉보이지 않으려고 나도 일을 열심히 한다. 아무리 싫은 사람이라도 일은 제대로 끝내야 마음이 편하다. 그래야 H가 결국 나를 미워하게 한대도 나를 덜 괴롭힐 것 같다.

3. 전개

어쩔 수 없이 계속 함께하다 보니 정이 든다. 이 사람이 나쁜 사람이 아니고, 오히려 정이 엄청 많은 사람이란 걸 발견한다.


솔직해서 그런지 내게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털어놓고, 나도 이상하게 이 사람에게 솔직하게 내 생각을 말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서로를 정말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이라 그런지 아는 사람도, 아는 이야기도 많다. 이 사람과 이야기하는 게 즐겁다.


4. 퇴사 후

이 사람이 좋다. 퇴사했어도 먼저 연락해주는 사람이 고맙다. 나도 종종 먼저 연락한다. 상대가 바빠서 답장 못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ㅇㅇ’ ‘ㅇㅋ’ 이런 답장도 마음이 상하지 않는다. 이제 H는 내게 진짜 편한 친구다.

내가 아이유라는 말은 절대 아님 암튼 아님

스무살이 지나고 10년이 흐르는 동안 이효리같은 친구를 많이 만났다. 이젠 이런 스타일과의 조우에 도가 텄다.


‘하.. 이 사람 이효리 스타일이네. 지금은 껄끄럽지만 난 알아 내가 이 사람을 엄청 좋아하게 된다는 거.’


INTJ 권귤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tangerine.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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