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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귤 Apr 29. 2020

한국이 그리운 해외생활러 모두 들어오세요

더 그립게 해둘테니까

안녕하세요. 매국노 휴먼 권귤입니다. 왜 매국노냐고요? 나라를 팔진 않았지만, 한국이 지겨워서 캐나다로 떠나놓고 지금은 한국을 그리워하고 있거든요. 저는 한국의 소중함을 깨닫고 3주 후에 한국으로 되돌아갑니다.


제가 되돌아가게 된 이유는 나중에 상세히 설명드릴게요. 지금은 저와 한국의 아름다운 감성을 공감해보도록 해요.


혹시 해외살이 하고 계신 분? 비행기값 안나가게 카드 꼭붙드세요. 한국은 초여름이 대박이잖아요.


*한여름 땀 쪽 빼고 들어와서 맞는 선풍기 + 에어컨 바람 콤보

제가 사는 토론토는 추워서 땀이 안 나요. 땀이 났던 게 언제적이었는지 생각이 나질 않네요. 게다가 항상 건조해서 더워도 땀이 잘 나지 않는 기후입니다. 땀 쪽 빼고 폴라포 포도맛 속 얼음 알갱이 아작아작 씹으면서 선풍기바람 쐬고 싶어요.


아저씨~ 강풍이요.


*사랑이 일 것만 같은 여름밤

여름은 사랑이 피는 계절이라고 생각해요. 겨울엔 추워서 집 빨리 가서 쉬고싶은데, 여름에는 날이 따뜻해서 계속 밖에서 시간 보내고 싶거든요. 누군가와 함께라면 더 좋겠죠? 그래서 이때 사랑이 찾아오나 봅니다.


한국 특유의 여름밤은 풀벌레 소리와 풀 냄새예요. 그리고 밤엔 습기가 높아져서 살짝 걸친 얇은 가디건이 습기로 눅눅해지기도 해요. 아무렴 상관 없어요. 뭘 해도 즐겁고 지치지 않는 여름 밤인데요.


*대학교 쉬는시간에 배고픔을 달랬던 200원짜리 커피

지금은 우리 엄마아빠 세대도 잘 마시지 않는 자판기 커피. 청결하지 않다는 인식이 퍼져서 인기가 시들해졌죠.


제가 대학다닐 때까지만 해도 자판기 커피를 자주 마셨어요. 저는 수업 중간중간 배가 고플 때 휴게실 내려가서 밀크커피 + 율무차 조합을 마셨죠. 한 컵에 2/3정도 찰랑찰랑 담긴 200원짜리 커피가 그 땐 왜이리 맛있었나 몰라요. 율무차의 묵직한 목넘김이 여전히 기억나네요.


붉은 빛을 내던 자판기 버튼은 딸깍 소리를 내며 눌렸어요. 속에는 고무가 있었는지 눅눅한 느낌으로 눌렸답니다.


*한여름의 피서. 투박한 시골풍경

투박하다. 이 말이 우리 시골과 어울리네요.


왜 투박하냐면요, 저 뒤에 보이죠? 파란 지붕 작은 공장, 축사들.


한국은 예쁘게 태어나 놓고, 못생긴 걸(공장, 주황 시골지붕) 숨기지 못해요. 옛날엔 한국의 그런 점이 촌스럽게 보였는데 한국인 30년 짬빠되니까 그게 한국의 ‘얼'(ㅋㅋㅋ) 이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억이 아름다운 이유는 조작됐기 때문이잖아요. 한국 가서도 제 마음대로 생각을 조작하고 편집해서 아름다운 것만 보고 기억할거예요. 이번 여름 피서지에서도 그래볼게요.


*한강 그 자체

말이 더 필요할까요.


치맥 = 한강. 이 등식에 의문을 품는 사람이 없는 곳. 한강 편의점 가서 주전부리 싸들고 돗자리 위에서 먹으려고요. 사람 많은 곳도 좋고, 좀 한산한 곳도 좋겠어요. 아파트 불빛 사이에서 시원한 강바람만 맞는다면요.


여러분의 한국은 어떤 곳인가요? 아련한 포인트 한가지씩만 알려주세요.


권귤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tangerine.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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