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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귤 Aug 17. 2020

사직서 낸 회사에 다시 들어갔다

겁많은인간생존기ep.01 겁 많은 사람의 재입사 첫날...3일 내내 악몽

취직했다. 그것도 2년 전 내가 제발로 나온 회사에서… 같은 팀, 같은 업무. 다시 그 회사로 돌아갔다.

Photo by fauxels on Pexels.com


지난주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다는 뉴스를 전합니다. 그것도 2년 전 캐나다로 떠나기 전 그 회사 그 팀 그 직무로 다시 돌아갔다는 사실을 전합니다. 


반갑고 좋았지만 긴장되고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여러분이라면 어떨 것 같으세요? 과거에 사직서를 내고 뒤도 안돌아보고 떠났던 회사에 다시 돌아간다면요. 


저는 겁이 많은 사람이에요. 작은 것에도 노심초사하는 성격이에요. 원래는 이걸 엄청 신경쓰고 살았었는데, 제가 원래 이런 사람임을 인정한 뒤에는 대처법이 조금 달라졌어요. 겁나는 것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이고 그걸 ‘깨야 할 퀘스트 = > 조금씩 성장하는 단계’라고 여겼어요. 그래서 이번주에 엄청 겁났던 두 가지를 소개해볼게요. 제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보여드릴게요.


저는 두 가지가 겁났어요.


캐나다 간다고 다 버리고 갔는데, 다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동료들의 부정적일지도 모르는 시선. 호의적이지 않을 것 같아 무서웠음.


당연히 호의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2년간 자기 맘대로 놀던, 학교다니던, 이민간다던 사람이 갑자기 회사에 돌아온다니요. 본인들은 정말 고생하고 애써서 회사에서 2년동안 버텼는데. 제가 밉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제가 회사를 안다닐 순 없는 거잖아요? 그리고 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시간이 지나면 바뀔 거라고 확신했어요. 처음에 조금만 참으면 되는 일이었죠.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회사에 갔어요. 마음에 준비를 했어요.

Photo by Min An on Pexels.com


결과: 띠용. 동료들 넘 착해요… 환영 그 이상이었어요. 실력있는 사람들은 자신 생각에 바쁘지 남을 미워할 여유조차 없는 것 같아요. 회사 1주일 잘 다녔습니다.


2년만에 다시 회사로 돌아갔는데, 그때만큼 일을 잘 못할까봐 무서웠음.


2년 전에 회사 다닐때도 이 생각으로 매주 무서웠어요. 매주가 아니라 아예 매번 콘텐츠를 퍼블리싱할 때 그랬어요. 내가 이번에 만든 콘텐츠가 사람들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어떡하지?


이번엔, 날 믿고 다시 뽑아줬는데 내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고 무서웠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절 뽑은 건 제 탓이 아니잖아요?


상사가 저를 뽑았지, 제가 여기 비집고 들어왔나요? 제가 못해서 피해보는 건 상사탓 아닌가요? 제가 여기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저는 회사에서 나가면 되는거고 또 다른 직장을 찾아보면 되는 거 아니겠어요? 원래 다른 길에 더 좋은 기회가 있는 법이에요.(권똥철학)


이렇게 생각하고 회사에 갔습니다. 

Photo by Taryn Elliott on Pexels.com


결과: 지난주 영상을 하나 출고하고, 영상기획 촬영을 하나 하고, 영상 기획을 하나 더 하고 있습니다. 하나 퍼블리싱 한 건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제 앞에서는 떳떳한 콘텐츠였기에 만족합니다. 계속 하다보면 실력도 늘지 않을까요?


후 이렇게 두 가지 무서운 퀘스트를 깼습니다. 주저하지 않고 걸음을 내딛은 덕에 이번주도 조금 성장했어요.

  

인간관계가 두려울 경우 일단 가서 가만히 있어본다. 그러면 어떻게든 된다. 날 싫어할수도 있다. 그럼 그 자리에서 뜨거나 가만히 있으면 된다. 그 인간관계가 나의 온 세계는 아니기 때문.

직장에서 한 일이 사람들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상사 탓이다. 날 뽑은 상사 탓. (그렇다고 내가 일 안하고 가만히 있는 타입은 절대 아님)


이번주엔 이 두가지가 무서웠어요. 월, 화, 수. 이렇게 3일동안은 밤에 2시, 4시, 6시에 깨고 중간중간 계속 기억나는 악몽을 꿨어요. 얼마나 두려운 상황이었는지 짐작가시죠?


용기내서 살아보니 좋네요. 사실 그렇게 큰 용기가 필요하지도 않았어요. 그냥 그 자리에서 ‘나는 지금 용기내고 있다’라는 사실만 기억한 채로 상황에 나를 드러내보이는 거였죠.


여러분 저, 이번주도 용기내서 살아볼게요.

권귤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tangerine.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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