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해외 나갔다와도 인생 안망했어요

칼리지 유학

by 권귤

서른살에 공부? 하기 싫었죠. 주거도시러씀!!!!

칼리지에서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하나였어요. 영.주.권.신.청.


대학 졸업 이후 수업듣는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어요. 학교 다니는 거 매우 싫어했던 (전)대학생으로서 앞으로 다가올 1년이 두려웠습니다.


일단 저는 캐나다 토론토에 Centennial College에서 준석사과정 Lifestyle Media program 1년과정을 들었어요. 제가 커리어를 쌓았던 소셜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팅 / 마케팅과 일맥상통하는 과정이었죠.

후, 심호흡 하고 마음 가다듬고 첫 수업에 갔어요. 꼴랑 12명이었던 우리 과에 동북아인은 저 하나였죠. 한국인, 하다못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중국인 일본인이 있기를 바랐는데 말이에요.


사실 힘들긴 했어요. 살을 에는 추위에 맞서 매일 무거운 맥북을 들고 학교를 가야 했다는 점,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야 했던 것도, 항상 쪼들리는 경제사정도요. 그래도 1년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평생 후회하지 않을 시간을 보냈다고 확신합니다. 그 이유는요,

1) 내 한국인 아이덴티티가 무엇인지 외국인 사이에서 깨달음
– 다양한 인종, 배경, 문화를 품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당연한 얘기죠? 그런데 아니에요. 캐나다에 가서도 찐 캐내디언이나 외국인을 만날 기회는 흔치 않았어요. 외국에 나가서도 아무래도 문화가 같은, 말이 같은 사람들과 친해지고 만남을 가지게 돼요. 그래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캐나다 회사에서 일할 땐 한국인은 많이 사귀었지만 캐내디언 친구는 없었어요.

(*여기서 잠깐, 한국인하고 만난다고 한국과 똑같을거라고 생각지는 말아요. 캐나다는 나라 분위기 때문인지 한국인을 만나도 캐나다와 한국문화 그 사이 어디의 중간 문화로 함께 놀게 됩니다. 홈파티도 많이 하고 가볍고 편하게 자주 만났어요. 그게 참 좋은 기억입니다.)

네 다시 외국인 친구 이야기로 넘어가볼게요. 제가 다니던 프로그램에는 캐나다, 인도, 필리핀, 브라질, 멕시코 친구들이 있었어요. 제가 어디를 가서 그 사람들이랑 친구를 맺어보겠어요. 게다가 1년 동안요. 친구들과 트러블도 있고, 문화소통이 안 돼 어색할 때도 있었지만 같이 그럭저럭 시간을 잘 보냈습니다.

제가 배운 건요, 외국인 앞에서 쫄지 않는 태도를 배웠어요. 원래는 문화, 언어가 다름에서 생길 수 있는 상처와 오해로 서로에게 폐를 끼칠까 봐 지나치게 조심하는 스타일이었어요. 그런데 한국사람끼리도 달라서 생길 수 있는 오해가 당연한건데, 외국인 사이에서는 서로 이해못하는 부분이 있는 게 더 당연하죠? 상식 선에서 허용되는 범위만큼 행동하면 되더라고요.

내가 나인 채로, 찐 한국인인 채로 외국인 사이에서 사는 게 당연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어설프게 외국 문화를 따라하는 건 내 매력을 희석시키는 일이더군요. 친구들도 한국인인 나를 좋아하고 때론 부러워하고 그래서 흐뭇했습니다.

2) 직장취업이 아닌 다른 길이 있다는 것 – 그 나라의 직업문화
제가 다닌 프로그램은 캐나다 현직자들이 수업을 가르쳤어요. 그 현직자들은 일하면서 만난 다른 현직자들을 연결해서 만나게 해줬는데요, 그 중에는 건당 돈을 받고 콘텐츠를 만드는 스몰 인플루언서, 한달에 글쓰는 일로 1000만원 버는 프리랜서 라이터, 인플루언서와 팀을 맺어 콘텐츠 기획을 같이 하는 프리랜서 영상기획자 등이 있었습니다. 돈은 일반 직장인보다 많이 벌었죠.

아니, 회사 취업이 아니고 다른 길이 있다고요? 띠용~~ 제겐 새로운 길이었습니다.

저보다 2년 전에 이 프로그램을 졸업한 한국인 친구도 결국엔 그런 일을 하면서 토론토에서 지냈어요. 토론토에 작은 음식점들 인스타그램 관리, 포스팅, 네트워킹을 해주는 일이었는데 한 달에 보통 직장월급 버는 건 일도 아니더군요. 캐나다는 사람 인건비를 당연하게 쳐 주는 분위기라 그런지 프리랜서의 가격을 존중해주더라고요.

제가 한국에서 어떤 일을 하게될지는 모르지만, 거기서 공부한 뒤 생각이 크게 변했어요.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프리랜서 (혹은 자택근무자)의 길을 결국엔 걷고 싶다고요. 제가 회사를 차린다면 더 좋겠죠? 가슴 떨리는 일입니다.


네~ 일단 취업부터 할게요.



다음편은,,, 아르바이트편입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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