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알바는 시간 낭비 아닌가요?

캐나다 워홀, 구르면서 배운 것

by 권귤

캐나다는 외식비가 비싸서 점심 도시락을 싸 다녔어요. 제가 알바했던 건강식품 스토어 알바생들도 다 그랬어요. 점심먹을 곳은 딱히 마련돼있지 않아서 지하 창고 구석에 쪼그려 먹었어요.


처음 알바 시작할 땐 밥먹으려 도시락 가지고 지하 내려갈 때 그렇게 눈물이 나는 거예요.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지? 한국 가면 맛있는 점심 먹으면서 등따시게 일할 수 있을텐데. 조금이라도 생활비 지원을 누구에게든 받았으면 좋겠다. 나 이거 시간 낭비하는 거 아닐까.’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꾹 참고 9개월을 일했어요. 일주일에 2-3번 출근해서 손님응대, 재고정리, 신상품 입력 및 진열 등을 했죠. 학교 끝나고 지하철에서 대충 점심을 입에 쑤셔 넣으면서 출퇴근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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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거기서 제가 배운 게 딱 한 가지 있어요.


일단 건강만 하자. 어떻게든 밥 벌어먹고 산다.

이겁니다.


당시 최저시급은 14불이었어요. 14불을 받으며 8시간을 일주일에 5시간을 일하면 일주일에 560불을 받아요. 그렇게 4주를 일하면 모으는 돈은 한 달에 보통 2240불. 그러면 욕심 안부리고 집에서 먹고자고 친구들이랑 노는 것까지 모두 해결이 가능하더라고요. 건강하기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 거죠.

그게 제게 큰 안도감을 줬는데요,


한국에 가서 좋은 회사에 취직할 수 없을지도, 혹시나 취업을 못할수도, 아니면 내 맘대로 일벌리고 살다가 크게 실패할 수도 있을지라도 아예 나락으로 떨어지지는 않겠다 싶었거든요. 내가 ‘건강’하기만 하면 내가 일하고 내 밥그릇 내가 챙길 수 있다는 희망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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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게도 저는 이전까지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이 없었어요. 대학생때까지는 부모님께 용돈을 타서 썼고, 알바랍시고 했던 과외도 몇 군데에서 하다가 저랑 잘 안맞는다고 결론짓곤 때려쳤거든요. 어릴 때부터 돈을 버는방법을 배우지 않은 게 부끄럽고 후회스러워요. 학교 공부만 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아무튼, 그런 안도감이 생기니까 제 인생에 자신감이 생기는 거 있죠. 캐나다든, 한국이든, 하다못해 어디 다른 나라를 가더라도 최소한의 인간구실은 하고 살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제가 어디에 살게 되든 두렵지 않아요. 사업을 하다가, 취업을 하다가, 무엇을 하다가 망해도 제 몸뚱아리만 건강하면 입에 풀칠하고 살 수 있으니까요.


일단 내가 하고싶은 건 다 도전해 보고 살아야겠다는 마음가짐을 얻었습니다. + 몸은 항상 건강하게 유지해야겠다. 이것도요.


이 게시물은 제가 좋아하는 토론토 사업가 부부 중 남편이 올린 1분짜리 영상이에요. 마음이 뜨거워지는 영상이라 여러분에게도 공개해요.

https://www.instagram.com/tv/CCosMjRAA-2/?utm_source=ig_web_button_share_sheet

현재 성공한 사업가가 돼 토론토에서 꽤 여유롭게 사는 부부예요. 이민 2세대인데 부모님께서는 청소일을 하시면서 아들을 키우셨다 해요. 아들이 4년제 대학 졸업하자마자 아빠가 했다는 말이 충격적이었는데요.


“오늘부터 7일을 준다. 7일 안에 돈을 벌지 못하면 넌 우리 집에서 나가야 할 거다”


네 그렇게 해서 아들은 컴퓨터 관련 영업직에 급히 취직했고, 그렇게 어찌어찌 하다보니 현재 사업까지 운영하게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부자예요 아주.


어떻게든 굴러서 돈을 벌고, 돈에 대한 감각을 얻고, 세상에 나를 내던져보는 것을 ‘캐나다 알바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여러분, 무조건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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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angerine.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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