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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귤 Nov 01. 2020

진짜 용기는 쉴 줄 아는 것

겁많은인간생존기 ep.11

겁많은인간생존기ep.01

요새 드는 생각. 정말 바쁘다. 바빠도 너무 바빠요.


제가 왜 바쁘냐면요, 저는 직장인이 꿈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저는 권귤로 사는 게 꿈이에요.


저는 지금 소셜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 PD로 살고 있지만, 이 일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지금 함께 일하는 인턴들은 98, 99년생으로 저보다 거의 10살이 어려요. 계속 어린 사람들 사이에서 감을 유지하면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면 어쩌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14F에서 30대 후반?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기자 한 분이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이 핫하죠. 어.쩌.면. 그런 사람이 될 순 있겠지만, 순리대로 생각해보자면 쉽지는 않겠죠. 트렌드는 계속 바뀌고 트렌드를 가장 잘 아는 나이대도 바뀌니까요.


그래서 저는 저와 함께 나이먹어가는 분들을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영상을 만들고싶어요. 그게 권귤이에요.

장황했죠?

이 말을 왜 했냐면요, 그래서 저는 퇴근 후에 더 바쁩니다. 블로그도 써야 하지, 인스타에 콘텐츠도 올려야 하지, 유튜브 영상도 해야 해요.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플랫폼은 블로그예요. 네이버 블로그는 조금만 움직여도 사람들이 검색을 타고 들어오니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인스타그램은 팔로어 카운트가 넘 눈에 잘 보여서 마음이 자주 상하더라고요. 새 콘텐츠 올리면 무조건 -1 ㅋ


네이버 블로그는 콘텐츠 질과는 상관 없이 올릴 수 있어서 편해요. 간단히 올려도 되고, 원한다면 길게 올려도 되고요. 그런데도 광고, 협찬 요청이 종종 들어오니까 더 신나서 블로그를 적게 돼요. 그러다보니 매일 콘텐츠를 올리는데 생각보다 힘듭니다.


제 포스팅 루틴은요  

1. 아침에 운동하면 운동 기록 인스타를 올린다

2. 점심에 회사에서 텀블러 테이크아웃을 하면 #제로웨이스트 인증을 올린다

3. 퇴근  네이버블로그를 최소 1 이상 올린다

4. 2일에 한번씩은 인스타 포스팅을 한다

5. 2주에 한번씩은 유튜브 영상을 한다

6. 매주 #겁많은인간생존기  올린다


이렇습니다. 1~2 사이, 2~3 사이에는 회사 업무가 있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빡센가요?

이렇게 1달을 지내다 보니 번아웃이 왔어요.

하루키 작가가 <먼 북소리> 라는 책에 이런 말을 적었어요. 만 40세 무렵 밀려드는 일과 인터뷰 요청에 매우 지쳐있었다고 하네요.


“내 머릿속에서는 벌 두 마리가 붕붕 날아다니고 있다”


하루키 머릿속의 벌 두 마리는 그의 생각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어디에 집중하지 못하게 했대요. 그래서 하루키는 일본을 떠나 그리스에서 살다 오기로 마음 먹죠.


2년 전 생각이 났네요. 제가 캐나다로 떠나던 시점. 한국나이로 30살을 4개월 남짓 남기고 저는 캐나다로 떠났어요. 그때 많이 지쳐 있었어요. 항상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하는 방송국 일이 다 그렇죠. 방송국에서 일한다는 건 루틴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계속 새로운 걸 새로운 걸 만들어내야 하죠. 6개월에 한 번씩이 아니라 1주일에 한 번씩.


제 머리에 벌이 날아왔나봐요.

하루키는 용기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쉴 때를 알고 쉴 줄 알았죠. 하루키가 그때 쉬지 않았다면 일본에서 강연도 많이 나가고, 인터뷰도 하고, 텔레비전도 나가고 더 돈도 많이 벌었을 지도 몰라요. 하지만 하루키는 자신을 위해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죠. 진짜 용기네요.


그런데, 그리스에 가고 어떤 일이 생겼는 지 아세요? 유럽에서 하루키의 역작 <노르웨이의 숲>을 완결하고 돌아옵니다. 와… 어썸 라이프


여러분 저도 용기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혹시나 한 주 #겁많은인간생존기 연재를 쉬게 된다면 ‘권귤이 드디어 용기를 냈구나’ 생각하고 내적박수를 쳐 주세요!


진짜 용기는 쉴 줄 아는 것이에요.


경제적 자유를 얻어 쉬고싶을 때 충분히 쉼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그때 쉬는 걸 선택하는 건 큰 용기는 필요하지 않겠죠?


https://www.instagram.com/tangerine.soo/


Life update

조금이나마 쉬는 데 보탬이 되고자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알림을 모두 꺼봤습니다. 어떻게 될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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