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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귤 Nov 11. 2017

하루 17분 투자로 46kg 유지하기

난 하루 종일 앉아있는 회사원이지만

(미리 말해두지만 46kg이라고 대단한 건 아니다. 왜냐면 키가 157cm이라서. 167cm도 아니고, ㅋ.)

(아 그리고 위에 표지 사진은 몸매의 달인 가수 손나은 씨입니다. 간혹 헷갈려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오늘 저녁은 치킨이닷(교촌치킨 광고 아님주의. 용돈 주시면 광고 생생하게 해드려요.)

교촌치킨의 진리는 '날개&닭봉' 세트다. 

그것만 있으면 일요일 밤이라도 세상 행복할 수 있다. 그런데, 더 이상 행복할 수 없었으니...


닭봉만 보면 자꾸 내 다리가 떠올랐다. 닭 날개 다리에 차 있는 알은 푸짐하고 좋았지만, 내 다리에 있는 R은(대문자 R은 어찌 괘씸하게도 다리 알과 비슷하게 생겼는지) 콤플렉스였다.


없앨 방도를 몰랐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커질 테고, 안 하면 지방이 붙을 테고. 최대한 움직이지 않아야 근육이 사라져 다리가 얇아진다는 썰도 있었다. 선천적으로 다리가 얇은 일부 친구들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내 평생소원은~ 최소한 부끄럽지 않을 다리였으니.

"권똥민 뭐하냐?"


2015년 1월 겨울, 동생이 갑자기 운동을 한다며 방문을 걸어 잠갔다. 한 20분도 안 된 것 같은데 땀을 뻘뻘 흘리며 나왔다. 방 안에는 구린 땀냄새가 진동했다.


"뭐야, 너 혼자 하냐?"

"언니 이거 몰라? 마일리 사이러스 다리 운동, 이거 엄청 유명한 건데?"

이거였다. 레베카 루이스 언니가 알려주는 '마일리 사이러스 다리 되기' 운동.


좋은 걸 동생만 하게 놔둘 수 없지. 다음 날 당장 (매트가 없어) 이불 깔아 두고 운동을 해봤다. 17분짜리 운동이었다. 그 17분 동안 입에서 우렁찬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리고 다음 날...

다리에 구형 모터단거야 뭐야

그런데 다들 공감할 듯. 운동 다음날 아프긴 아파도, 되게 뿌듯한 거. (뿌듯해가꼬 막 피자 치킨 사 먹고 싶은 건 나만 그럼?)


그다음 날부터 인터넷에서 매트 주문하고, 예전에 사용했던 운동복까지 입어가며 운동을 시작했다. 매일 할 수는 없었다. 솔직히 운동은 시작하면 꾸역꾸역 어떻게든 하게 되는데, 시작하기까지가 몸이 천근만근이다. 겨우겨우 기어가서 매트 깔고 옷 갈아입고 시작했다. 이틀에 한번 꼴은 꼭 하려고 노력했다.


한 2주 됐으려나. 다리에 변화가 생겼다는 걸 기똥차게 알아차렸다. 다리알의 유무는 여전한데, 모양이 달라졌다. 더 이상 보기만 해도 푸짐한 알이 아니었다. 날쌘돌이 남학생이 가졌을만한 얇고 단단한 다리알로 변해 있었다. 이거였다.



운동은 시간이 관건이었다.


정기적으로 시간을 정해두지 않았더니, 어느 날은 하고 어느 날은 안 하고. 안 해도 누가 뭐라는 건 아니니 그냥 뛰어넘기 일쑤였다.


운동 시간을 퇴근 이후로 잡았다. 

집 와서 밥 먹고 매트 펴면 9시. 운동 끝나면 9시 20분. 운동 끝났으니 힘들고, 땀도 식힐 겸 매트에 누워 잠시 눈을 감으면 어느새 11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이런 날이 반복되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회사에서 너무 시달려 지친 날에는, 운동이고 뭐고 한숨 푹 쉬며 침대에 발라당 누워버렸다.


내 닭봉이 돌아오려 했다. 아침으로 운동 시간을 바꿨다. 아침에 운동할 수 있게 된 계기는 이직이었다. 출근시간이 9시 30분이어서 아침에 여유가 생겼다.

6:30에 일어나 밥 먹으면서 신문 보고,
7시엔 매트를 폈다. 운동 끝나고
7:30부터 준비하고
8:20분에 나가면 되는 스케줄이다.

아침에 운동을 시작하니 세 가지가 좋았다. 운동을 하면 피가 빠르게 돌아 아침부터 뇌에 산소가 공급된다는 점, 어차피 샤워하는 거 운동 땀까지 한 번에 씻을 수 있다는 점, 밤에 지쳐서 돌아오면 그냥 쉬면 된다는 점이다.


아침에 운동을 하면 얼굴에 생기가 도는 걸 느낀다. 특히 헉헉거리면서 하는 운동 뒤엔 얼굴빛이 달라진다. 가끔 운동을 빼먹고 회사에 가면, 동료들이 물어본다. "잠 잘 못 잤어요?" (하핫;;)


운동 루틴 3가지를 공개한다.


솔직히 매일 마일리 사이러스 다리 운동 하기엔 온몸이 배기질 못한다. 나는 프로 운동러가 아니고 게으른 세미 운동러다. 그래서 운동 3가지를 가지고 돌려가며 한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아서) 아무에게도 공개 안 한 내 운동 루틴을 공개한다.


1. 마일리 사이러스 다리운동 (17분)

https://youtu.be/MG69sFM1UIw

2. 강하나 하체 스트레칭 (15분)

https://youtu.be/VX8DZEGp1Gs

3. 레베카 언니 팔운동(12분)

https://youtu.be/hAGfBjvIRFI

이틀에 한 번은 꼭 1번(마일리 사이러스 다리)을 하고, 나머지 하루는 번갈아 2or3을 한다. 1 하는 날은 이빨 꽉 깨무는 날이고 2or3 하는 날은 잠시 쉬어가는 날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예를 들면
일: 마일리 사이러스 다리운동
월: 팔 운동
화: 마일리 사이러스 다리운동
수: 하체 스트레칭
목: 마일리 사이러스 다리운동
금: 하체 스트레칭
토: 마일리 사이러스 다리운동

이틀에 한 번은 반드시 마일리 사이러스 다리운동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당신의 다리가 탄탄하게 유지된다. 가장 중요한 건 다리근육이다.



"야 너 되게 날씬하다?"


한 언니 말이었다. 부러움과 질투가 묘하게 섞여 있었다.

"아, 저 유튜브 보고 다리 근육운동 조금 하거든요..."


당시 헬스 트레이너를 하던 한 오빠가 우리 말을 듣고 그랬다.

"맞아. 다리 근육이 제일 중요해. 몸에 있는 근육 중에 다리 근육이 큰 편이야. 그래서 다리 근육이 발달하면 기초 대사량이 높아지지. 살 빼기엔 다리 근육 단련이 좋아."


이 말을 찰떡같이 믿은 ㄱㅅㅇ은 다리 운동만은 평생 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난 46kg를 유지한다.


운동을 시작한 이래로, 예전처럼 먹어도 그렇게 살이 찌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진다는데 그걸 꾸역꾸역 막고 있는 것 같다. 더 나이가 들면 운동을 추가해서라도 떨어지는 기초대사량을 틀어막아 보려고 한다.


운동은 다이어트에만 영향을 미친 게 아니다.


1) 허리 통증도 없어졌다. 직장인이 되며 9to6로 앉아있게 됐다. 나도 이제 어른인가, 허리가 아파왔다. 그런데, 마일리 사이러스 다리 운동을 한 다음이면 아팠던 허리가 씻은 듯이 나았다. 이유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근육이 단련돼서겠지.


2) 수족냉증도 저 멀리 떠나갔다. 겨울엔 손발이 시렸다. 땀은 겁나 나는데 손발은 얼어붙어 녹지 않고, 땀이 증발하면서 손발은 더 차가워졌다. 그런데 운동을 시작한 이래로 손발 차가운 게 없어졌다. 특히 발보다 손 차가운 게 심했는데, 이젠 다른 사람 손을 잡아줄 수 있을 정도다. *^^* 므흣..;;

"ㄱㅅㅇ 입고 싶은 거 다 입어!!"

3) 이젠 못 입을 옷이 없다. 다리에 자신감이 붙었고, 다리 운동을 하니 다리뿐 아니라 배 근육도 탄탄하게 잡아줬다. 아무도 날 보는 사람 없어도, 그냥 자신감 있게 런웨이처럼 걷으면 장땡인 거다.

그래서 이젠 손나은 뺨

어딜 날 쳐?

손나은에게 뺨 후들겨 맞을 정도의 몸매가 됐다.

당연히 안 되죠, 선생님~!

솔직히 홈트레이닝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처럼 내 몸이 근육질은 아니다. 적당히 너덜한 지방들도 보인다. 하지만 과거 지방만 덕지덕지 붙어있던, 마치 곱창에 붙은 곱처럼, 그런 몸과는 한층 달라졌음을 느낀다.


다리도 내가 운동 초기에 원했던 젓가락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근육으로 단단히 단련된 다리가 더 세련됐음을 안다. 운동 안 해서 창백한 다리보다, 운동해서 탄탄한 다리가 비싼 바지보다 낫다.

내 운동기구 전부


번외) 원래 날씬하지 않았냐고?


-고등학교 3학년 때 54kg 찍고, 스무 살 넘어 쭉 50kg 언저리에 있다가,

-학교 앞에 잠시 살면서 돼지가 됐다. 알지 못할 외로움에 초콜릿을 마구 사 먹으며 50kg 중반을 바라봤다가,

-'아 이러다 정말 상돼지 되겠다'는 걸 깨닫고 절제하기 시작했다. 당시 사랑까지 빠져 밥 먹는 것도 잊고 상대 입에 음식 들어가는 것만 바라보다가 45kg까지 내려갔었다.

-대학교 4학년 때 돼지의 나라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떠났다. 54kg가 돼 돌아왔다.

-한국음식 먹고 수달만에 49kg 정도로 회복했다.

-아빠의 실직, 병환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42kg까지 내려갔었다. 정상 체중이 꿈이었던 시절이다.

-마음이 건강해지고 지금 다시 46kg가 됐다. 가끔 정신줄 놓으면 48kg를 바라보기도 한다.



*소심한 관종*을 소개합니다.

ㄱㅅㅇ의 사생활 -> https://www.instagram.com/soooyeon.kwon/

ㄱㅅㅇ의 포트폴리오 -> https://www.facebook.com/kwonsuyeon

ㄱㅅㅇ의 병맛 -> https://twitter.com/soooyeon_k


비즈니스 및 모든 문의 -> kwonsu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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