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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귤 Feb 25. 2018

토론토에 울려 퍼진 "영미야!!!"

올림픽 결승은 이 정도 클라쓰다

순전히 해산물 전문점 '캡틴스 보일'을 위한 여행이었다. 


케이준 시즈닝을 올린 새우를 기대하며 곯는 배를 안고 자리에 앉았다. 콜라를 크게 한 모금 들이켰다. 목이 따갑다.


(카톡): 와 컬링 결승하네...


카톡이 울렸다. 컬링... 그래 내겐 남의 나라 이야기인 것. 


컬링 결승은커녕 네이버로 켜 봐도 "해외에서 올림픽 영상 콘텐츠 지원은 안된다"는 안내뿐. 뉴스 기사로만 봐야 할 운명인 줄 알았는데


"영미야!!!!!!!!!!!!!!!!!!"


그렇다. 그녀의 외침이었다. '안경선배' 김은정 선수의 우렁찬 함성 소리가 들렸다.


그렇다. 컬링이었던 것이다. 우리를 설레게 하는 저 빨갛고 시퍼런 원들이 보였다.

아래 까만 건 내 머리통이고, 저기 왼쪽 끝에 보이는 게 바로 텔레비전. 사실 쉽지 않게 봤다. 곁눈질로...

맞은편에 앉았던 동생은 내 옆으로 호다닥 자리를 옮기고, 우리 시스터즈는 고개를 90도 좌측으로 돌린 채 두 시간 동안 새우를 뜯어야 했다. 텔레비전은 우리가 고개를 돌리고 곁눈질을 해야만 하는 자리에 있었다. 위 사진에서 아래 까만 게 내 머리통이고, 왼쪽 끝에 보이는 게 그 문제(?)의 텔레비전.


텔레비전 아래에 있는 회색 비니남은 한껏 미소를 띤 미녀? 아니 마녀? 동양인 기열스(girls)의 따뜻한 시선을 두 시간 내내 받았다. 그는 럭키가이였다.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코리아 올림픽을 이곳 토론토 한가운데서 볼 수 있다니... 역시 결승은 결승이군. 눈물이 찔끔 나(ㅆ다는 건 오바고 아무튼)ㄹ 만큼 행복했다. 겁나신난 동생은 버드와이즈를 시켰다.(졸리다면서? 피곤하다면서?)


30분 만에 새우를 뜯고 집에 돌아가자는 우리 계획은 이렇게 틀어지고, 종업원들은 텔레비전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우리에게 "아 티비 보는거예여? ㅋㅋㅋㅎㅋㅎㅋㅎ"라고 아는 척을 하고 지나갔다. "그래 우리나라 컬링 '결승!!!' 경기 본다 캐나다 새럼들~ 우리가 이번 올림픽에서 컬링 캐나다전 이긴 건 알고 계시는지?ㅎㅎ"


Team영미, 정말 잘 해냈다. Team 이케아는 역시 만만치 않았다. 스웨덴은 컬링 경기장이 1500군데 있다는 탄탄한 나라였다. (이제 이케아, 볼보는 한 달 동안 불매하기로 했다. 헿. 볼보 살 돈 있지만 안 사는 거라고 나는 적극 주장하겠다.)


세계 2등!!!!!!!!!! 대한민국 파이팅. 우리나라 멋진 나라.


쉬림프 1파운드에, 시푸드 프라이드 라이스까지 올 클리어한 대한민국 국민도 멋진 사람.

그리고 다시 배고파져서 꼬르륵 소리 안고 타자기 두드리는 대한민국 국민 1은 더 멋진 사람.



*소심한 관종*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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