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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Jan 15. 2022

비켜둔 자리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를 보고

그는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신부의 손을 잡고 같이 입장하면서

그는 무슨 말을 해주고 싶었을까.


당신의 젊은 시절과 닮아 보인다는 새 식구를

그는 어떻게 맞이했을까.


이렇게 행복한 날, 그는 눈물을 보였을까

아니면 광대를 밀어 올리고 활짝 웃고 있었을까.


이 순간을 함께하지 못할 거란 걸 알았을 때

그 마음은 어땠을까.


버진로드  신부는 발그레한 얼굴에 

시큰한 미소를 지으며 왼쪽을 살짝 비켜둔다.


씩씩하게 홀로

아니 같이 버진로드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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