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_작심삼일을 120번 할 각오로 시작하는 다짐
2024년 1월 1일.
시간은 째깍째깍 똑같이 흐르지만, 1월 1일엔 뭔가 새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앞선다. 매년 1월 1일에는 방학 전 생활계획표를 쓰는 어린이처럼 의욕 가득한 상태로 그 해의 이루고 싶은 일들을 나열해 본다. 물론 모두 다 지키지는 못하고, 1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포기해버리고 마는 다짐들도 많지만.
타고난 기억력으로 친구들에게 "넌 좋겠다, 들었던 얘기 계속 들어도 처음 듣는 것처럼 흥미로워하네"라는 부러움(?)을 받는 나로서는 한 해 한 해 이룬 것 없이 나이만 드는 기분이 아쉽기만 하다. 그래서 결심했다. 하루에 하는 수만 가지 생각 중 하나라도 기록해 보기로. '설마 이것까지 까먹겠어?'라고 생각한 것조차 쓰지 않으면 잊힌다는 걸 알기에. 하루의 일을 나열하기보다는 하루 중에서도 가장 의미 있던 것만 채 쳐 정성 들여 써야지.
오늘은 강점 혁명 테스트를 해봤다. 김민철 작가님의 북토크를 갔다가 알게 된 테스트인데, 170여 개의 질문에 대답하면 나의 강점을 5개로 추려 알려준다. 뭐가 되고 싶을지 모를 때, 내 적성에 맞는 일인지 궁금할 때 해보라고 추천해 주었던 터라 새해맞이 활동으로 딱 맞을 것 같아 아껴두었다 오늘 했다. 검사 결과는 최상화(Maximizer), 적응(Adaptability), 화합(Harmony), 지적사고(Intellection), 수집(Input) 이 나왔다. 요약하자면 평균 이하를 평균으로 끌어올리는 것보다는, 평균 이상을 월등함으로 끌어올리는 것에 흥미가 있다. 또 유연하게 환경에 적응하고 (그래서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중도 포기하는 일도 많다), 싸움을 좋아하지 않고, 계속 공부하는 걸 좋아하고, 정보나 생각들을 수집해두길 좋아한다는 결과다.
내가 꾸준히 해온 활동들은 내 강점들의 교집합인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블로그에 서평을 썼고 (지적사고+수집), 단점을 보완하기보다는 흥미 있는 것(최상화+적응)을 한 번이라도 더 하려고 한다.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불편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 아닌, 내 강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더 키워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그래서 시작했다. 혼자 쓰는 일기보다는 반응이 없더라도 브런치에 '매일 영감을 수집하겠습니다' 공표하고 나면 하나라도 더 쓰겠지라는 마음으로. 써서 뭐가 되겠다는 목표 없이, 그저 하루를 마무리하는 건강한 루틴이 된다면 충분할 것 같다. 무심코 지나갈 법한 것들도 영감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하루가 조금은 다채로워지지 않을까. 이런 약간의 기대감을 갖고 산다면 일상의 허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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