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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집가 Jan 04. 2024

기분 전환의 기술

#4_가장 빨리 기분 좋아지는 방법

기분이 상했을 때, 혹은 무기력에 빠졌을 때 이 기운을 바꾸는 방법을 아시나요?


전엔 술을 마시거나, 동료와 험담을 하거나, 친구들에게 신세 한탄을 하며 나쁜 기운을 토해내곤 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잠시뿐이다. 욕하고 난 뒤에는 오히려 그 사람이 더 싫어진다거나 그 상황이 더 괴로워지곤 했다. 사람과 상황을 바꿔보고자 새로운 회사를 다녀보기도 했지만, 살면서 나쁜 감정이 없는 천국 같은 장소는 없다는 걸 이윽고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내 기분을 좋게 만들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내가 공통적으로 해오던 행동들을 떠올려봤다. 한강에 가거나, 바다를 보러 가거나, 공원을 산책하거나, 수영장에 가거나 반신욕을 하거나… 가만 보니 모두 물과 관련되어 있다. 회식자리에서 안 좋은 소리를 들었을 때에는 귀를 씻어내야 한다며 동료들을 데리고 청계천을 한참을 걷다 들어갔다. 남자친구와 싸우고 난 뒤에는 한강을 괜히 걸었다. ‘물멍’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내 고민과 괴로움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파도에 쓸려가기도 하고 강물에 깊이 가라앉기도 했다.


살면서 가장 필요한 능력 중 하나인 기분 전환의 기술을 깨닫고 난 뒤의 삶은 조금 가벼워졌다. 출근길의 괴로움을 회사 앞 호수를 한 바퀴 돌면서 상쇄시키고, 월요병의 힘듦을 집 근처 강가를 둘러보며 줄여나갔다. 돈 버는 기술, 정리하는 기술,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기술 등 세상을 살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능력이 필요하지만 누구도 알려주지 않고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게 기분 전환의 기술이다. 그래서 나는 더 열심히 그 기술을 연마한다. 어디서 좋다고 들은 신기술을 도입해 보기도, 행복해 보이는 사람에겐 비법을 물어물어 하나씩 더해가고 있다.



최근에는 기분 좋은 향을 찾았다. 몰튼브라운의 인디언크레스, 30년 인생 처음으로 샴푸를 씻어내고 싶지 않은 기분을 느꼈다. 50ml 샘플을 받아서 아껴 쓰고 있는데 다가올 생일에 스스로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매일 샤워하는 시간이 기다려진다. 논픽션 차혜영 대표는 좋아하는 향을 입고 욕실에 머무는 시간을 내면을 돌보는 소박한 의식으로 정의한다. 샤워, 출근길, 물 마시기 등 생활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활동들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슬쩍 껴놓으면 기분 좋은 느낌이 조금씩 더해져 보다 풍부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여러분의 기분 전환 기술을 알려주세요.



#100일글쓰기

#영감수집

#기분좋아지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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