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카페 육아
아이가 산만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 물었더니 바둑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맘카페에서 봤는데 이 동네에서 00 카페가 좋다고 하더라고요.
맘카페에 물었더니 다들 00 어린이집을 추천해서
원래 다니려고 했던 곳을 취소했어요.
요즘 엄마들은 많은 정보를 맘카페에서 얻는 듯하다. 맛집, 병원, 학원, 키즈카페.. 등 사는데 필요한 정보를 맘카페에서 찾는다.
아이가 아파서 병원을 찾으려면 사는 지역 맘카페에 "소아과"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본다. 이미 다른 사람이 한 질문에 달린 댓글과 대댓글을 살핀다. 신뢰가 가는 답이 있다고 그 병원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인가 보기 위해 아이디를 눌려 그간의 카페 활동 이력을 살핀다. 어느 정도 신뢰가 가는 등급인지 살펴보는 것이다. 또는 "영유아 검진 잘하는 소아과 소개 해 주세요"라고 질문을 하고 댓글을 기다린다.
어린이집, 유치원 결정 시즌이 되면 “좋은 유치원” 을 묻는 질문이 많다. 아니면 “00 유치원 Vs @@유치원” 중에 어디가 좋을까요? 라고 묻고 댓글을 기다린다. 아마 나의 질문이 다른 사람에겐 정도가 될 것이다.
동 이름을 붙여 “00 맘 카페”를 초록색 검색창에 치면 수 백개가 나올 것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웬만한 동은 다 맘카페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곳엔 정보도 있고, 광고도 있고, 홍보도 있고, 공동구매도 있고, 언쟁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모든 것을 알 수 없었다. 등업이라는 관문이 너무도 높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맘카페의 일원이 되지 못했다.
어느 날 전화가 왔다. 일하는 상담센터가 있는 동네 맘카페 홍보 담당자라고 본인 소개를 했다. 내일 나를 만나고 싶다고 시간을 내 달라고 한다. 만나고 싶은 이유는 맘카페에 상담센터를 홍보해 준다는 내용이었다. 이런저런 홍보 방법 중 하나가 댓글 홍보라고 했다. “엥? 그럼 댓글 알바가 실제로 있나” 결론은 있었다. 맘카페에 비용을 주고, 홍보하지 않아도 이미 대기 예약까지 있는 터라 정중히 거절했다. 그 이후로 옆동네 맘카페, 뒷동네 맘카페에서도 비슷한 전화를 받았다. 아니 지금도 한 달에 한두 번 꼴로 전화를 받는다.
음... 맘카페는 믿지 못하겠네...
라는 생각을 할 즈음 갑자기 상담문의가 많이 왔다. 쏟아지는 전화를 받으면서 동네 맘카페 글을 보고 연락을 했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난 홍보를 거절했는데 이상했다. 시간이 지나니 앞동네 맘카페에서 보고 연락을 하고, 뒷동네 맘카페에서 보고 연락을 했다고 한다.누군가 상담을 받은 분이 상담센터를 묻는 질문에 추천 댓글을 쓰신 것이다. 홍보를 맡긴 적이 없은데 혼란스러웠다.
개인적으로 그곳은 소통과 소비가 공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통을 하다보면 소비가 생기는 것이다. 바라기는 소비때문에 소통하기 보다는 소통을 위해 필요한 소비만 존재했으면 한다.
끝으로 그곳에서 진심으로 소통을 하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한 마음이 든다. 정보를 얻기 어려운 맘들의 창구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비나 언쟁인 아닌 진심의 소통이 장이 되길 바래본다.
PS . 언제가 맘카페의 일원이 되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