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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Dec 24. 2022

어머니와 단둘여행 4

'예기치 않았던 바나힐방문,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우린 조식을 먹고 곧바로 체크아웃한 후 렌트한 차에 올랐다. 

참, 그전에 호이안 로얄앰갤러리 호텔 리셉션니스트의 고마움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야겠는데...


영어가 잘 통하지 않을 렌트 운전자에게 내가 내 뜻을 전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건 두 가지라고 생각했다. 

하나는 베트남어로 된 글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나머진 구글맵을 보여주는 것. 이 중에서 쉬운 건 아무래도 베트남어로 된 걸 보여주는 거라 호텔 관계자에게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베트남어로 적어달라고 부탁했더니 일일이 주소까지 다 적어 주더라~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호텔에 돌아올 때마다 어머니 휠체어를 도와줬던 벨보이에겐 정작 고마움을 표시(?)했었지만 그녀에겐 고마움을 어찌 표시해야 하는 건지 몰라 고맙다는 인사만 잔뜩 하고 말았는데, 다음에 그 호텔에 다시 갈 일이 생긴다면 단연코 선물 하나를 꼭 준비하리라 맘먹고 있다!  



아무튼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다낭투어!

첫 번째 여정은 호텔에서 다낭 가는 길에 위치한 오행산방문. 어머니께서는 불편하시다고 굳이 차에 계신다고 해서 나 혼자 후다닥 올라갔다 내려왔는데 총 한 25분 정도 걸렸으려나? 올 때 갈 때 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입장료 포함 한화로 한 3500원 정도 준 거 같은데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다. ㅎ 


다음으로는 링엄사에 잠깐 들러 사진 몇 장 찍고 잠깐 부처 앞에서 돌아가신 가족 복을 염원해드리고 곧바로 한시장 행!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휠체어 타신 어머니 모시고 시장을 돌아보긴 했는데 길도 좁고 사람도 많고 해서 역시 후다닥 패스했다.  


그리고 잠깐 핑크성당에도 들러 어머니와 사진 찍고, 다시 차에 올라 용다리 근처에서 내려 또 사진 찍고, 거센 바람에 정신 못 차리고 다시 차에 올랐다. 


그런데 오늘 분명 흐린다고 했던 날씨가 갑자기 좋아지는 거다! 어~ 이런 게 아니었는데? 하면서 바나힐 관광을 준비하지 못했던 걸 한탄하고 있던 찰나, 시간도 너무너무 많이 남았고(공항에 밤 9시까지만 가면 되는데 그때 겨우 1시 조금 넘었던가? 암튼!) 해서 바나힐로 고고씽~ 


그런데 이번에도 어머니께선 여전히 차에서 쉬고 계시겠다고! 해서 나 홀로 급히 매표소에 가봤더니 입장료가 내가 알고 있던 6만 동도 아니고 자그마치 75000동이란다! 그래도 한 번 온 기회를 놓치기 뭐 해 후다닥 표를 사고 급히 케이블카로 가려했는데 왜 이렇게 가는 길이 먼 건지~


후에 생각해보니 공부를 안 하고 온 탓에 더 헤맸을 수도 있고, 급한 마음에 더 시간이 걸렸다고 느꼈을 수도 있으리라 여겨진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길고 긴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까지 오르긴 했는데~ 에고머니나~!! 왜 이렇게 추운 건지... 무방비 상태로 산 정상에 올라보니 다들 두꺼운 외투에 철저한 방한복 차림인데 나만 홀겹에~ 아무튼 너무 추워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사진 또 몇 개 찍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후다닥 케이블카로 돌아와 버렸다! 


아마도 갑자기 병이 난 경우를 제외하곤 다낭의 투어심장이라는 바나힐을 나처럼 빠르게 패스한 사람은 전무후무하리라~ 케이블카 타는 시간 빼고 다 해서 한 10분 정도 머물었으려나~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서 생각해보니 바나힐의 아이콘 같은 손바닥 벌려져 있는 다리를 깜박하고 왔더군~ ㅎㅎ


하지만 만약 기억을 했더라도 다시 또 다른 케이블카를 타고 그곳을 다녀왔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거! 그만큼 준비 없는 여행이란 실수 투성이라는 걸 말하고 싶음이다! 간절하게 말이다! 여행의 질로나 경비로나 무엇으로나~ 


아무튼 그렇게 빠른 투어를 마치고 내려와 보니 어머니께선 왜 이렇게 빨리 돌아왔느냐고 놀라셨고,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우린 제일 처음 다낭에 와 먹던 그곳을 재방문했다. 원래 계획은 해산물을 먹으려 했는데 워낙 입맛 까다로우신 어머니신지라 별로 좋아하시지 않을 바엔 차라리 입맛에 맞다고 했던 곳을 찾는 게 나을 듯해서 말이다.


어쩜 바나힐투어에서 얻은 교훈을 곧바로 적용한 건지도 모르겠다~ ㅎ  

그렇게 해서 우린 나벳 레스토랑을 다시 찾았고 우릴 위해 기다려준 기사분에게도 식사를 대접하고, 우리가 시킨 음식도 나눠 드리고, 기분 좋게 저녁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원래 가려고 했던 마사지샵 대신 식당 가까이에 있던 마사지샵을 갔는데, 이게 불행의 시작 아니 마지막이 될 줄이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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