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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Jan 20. 2023

드라마 '사랑의 이해'

요즘 보기 드문 착한 드라마, 참 좋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오랜만에 참 맘이 그렇다!

많이 짠하다가, 선량한 사람들의 진솔함을 볼 때면 슬그머니 미소를 짓기도 하다가, 잔잔한 유머코드에 피식 웃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그중 제일 민망스러운 경험은 내 아이들 뻘 되는 이들의 사랑 이야기에 내 가슴이 콩닥거리기도 한다는 그것!

이럴 땐 나 자신이 아닌, 지극히 객관적인 시야를 유지하며 발뺌을 하고 싶어 진다.

그런 말 있지 않은가?

"나이를 먹어도 마음만은 어쩌고저쩌고~"라는. ㅎㅎ


자극과 뻔한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이 드라마는 단비와 같다고 여겨지는데 지금부터 그 이유를 말해볼까 한다.


우선, 이 드라마에는 드러나는 악인이 딱히 없다. 

불륜 남인 지점장마저 윤수영에게 화풀이는 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양심은 있어 보인다. 한 마디로 막가는 인간은 아니다는 얘기다. 깐족거리기 일상인 이팀장과 마대리 역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 정도 인간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다음으론 현실감 넘치는 대사와 캐릭터가 참 좋다. 

치닫는 과장도 없고 잔잔하면서도 마음에 콕콕 박히는 게 대사가 전하는 울림이 깊다. 특히나 인간에 대한 성찰이 돋보이는 대사가 자주 나와 깜짝 놀라곤 한다. 

여주인 윤수영, 남주인 하상수는 선량하되 요즘 젊은이들의 사고와 생활관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역시 너무도 현실적이라 몰입감을 높인다고 여겨진다. 캐릭터에 어울리게 적절하게 그들의 행동양식을 보여주는 것도 이 드라마를 사랑하는 한 이유다.

또 다른 여주 박미경 역시 과하지 않게 자기 생각과 말을 표현하는 등 흔한 부잣집 딸 캐릭터의 구태의연함을 벗어나 있다.

그밖에  여직원들,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양대리, 박미경 엄마와 하상수 엄마 역시 현실감 있는 캐릭터라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소설이 생각났다.

연애심리를 해부하는 그 책과 이 드라마가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잔잔하게, 객관적으로 등장인물들의 감성과 심리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뭔가 서정적이면서도 서사적이다 했더니 역시 소설 원작이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소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한 마디로 이 드라마(혹은 소설)는 현실적이면서 동시에 착한 사람들의 고뇌를 담고 있는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해서 이 드라마를 시청할 땐 타 드라마와 달리 더욱 집중하게 되고, 함께 가슴 아파하게 된다.

또한 내 젊은 날의 초상화를 보는 듯 여겨져 아련해지기까지 하니 이 착한 드라마의 결말이 몹시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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