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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Jun 30. 2023

비주얼과 음악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뮤지컬 영화

‘Across the Universe’


비틀즈를 여전히 많이 그리워하면서 너무 지나치지는 않게 사랑하고, 편안한 즐거움에 대해 너무 까다롭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는 분들을 위해, 거기에 드라마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아주 적합한 영화가 있다.  꽤 오래전에 선보였고 제목은 ‘Across the Universe’인데, 바로 비틀즈의 노래제목 중 하나이기도 하다.


비틀즈를 너무 지나치지는 않게 사랑하는 분들에게 어울린다는 표현을 한 이유는 바로 이 영화는 비틀즈의 음악들로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광 비틀즈팬들께선 이 영화가 비틀즈의 위대한 음악에 힘입어 조악하게 만들어진, 형편없는 영화라고 여겨질 수도 있을 듯싶기 때문이다.  원곡과 영화의 내용이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더 나아가 원곡을 훼손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영화를 관람한 후 전문가들의 ‘평가’를 보니까 생각보다 훨씬 못 미친 평들이 많았다.

난 개인적으로 아주 흡족한 마음으로 관람했었는데 말이다.


물론 나 역시도 약간 어리둥절해진 부분도 있긴 했었지만, 전반적으로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비틀즈의 음악에 환상적으로 처리된 영상에, 볼거리 풍부했고, 마치 만화책을 보는 듯, 아님 어디선가 봤던 꿈의 세계를 유영하듯 화면에 가득 펼쳐지는 현란함에 까다롭지 않게 정신을 놓고 즐기다가, 아쉬워하면서 전 영화의 엔딩자막까지 고스란히 다 보고 영화관을 나섰었다.


조금 어리둥절했던 건 가수 보노가 분한 닥터 로버트가 보헤미안들을 이끌고 어디론가 갔었는데 그곳에서의 음악과 무용,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었고, 그 장면이 이 영화에서 필요한 부분이었나 하는 일말의 의구심이 있긴 했었다.  

하지만 곧 이 역시 영화의 화면적 구성을 돋보이게 하려는 부분이었다든지, 아님 어떤 특별한 메시지가 있었다든지 여하튼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었겠지~란 걸로 받아들였다.


아무튼 주로는 흡족함과 흥분감으로 이 영화를 감상했는데, 60년대 말 이런 혼란의 격동기를 실제적으로는 아니더라도 반전사상과 자유로운 영혼들의 외침에 동참했었고, 비틀즈의 음악에 심취했던 분들에겐 톡톡히 과거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모티브가 되겠다 싶었다.  

배경은 꽤나 오래된 이야기지만 전혀 영화를 관람하면서 그런 걸 느낄 수가 없었던 걸 보면 위대한 음악이란 시대를 초월하는 게 확실한 것 같고, 영상미 또한 영화의 중요한 요소가 맞는 것 같단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부분이 난 아주 좋았는데, 옥상에서 노래를 부르다 끌려가는 자유로운 영혼들의 퍼포먼스도 좋았지만 뒤에 남았다가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주인공 남자의 애틋함도 귀여웠고, 결국 둘이 다시 사랑하게 되는 해피엔딩이 좋았다.  

영화 곳곳에서 보여주는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념도, 사회의 통념도 아닌 바로 사랑이라는 메시지가 무엇보다 가장 좋았다.  


이 영화는 내용보다 영화의 장면 장면에 더 눈과 귀를 쫑긋 세우는, 지극히 감각적인 감상이 최고인 듯하다.  그냥 편한 마음으로 좋아했던 음악과 어우러지는 화려한 색채미의 향연을 즐기려는 그런 마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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