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 호텔 일식당' 탐방, 그리고 쇼 '르 레브' 감상기
그날 저녁 엣지 넘치는 분위기와 복장으로 무장한 우리 일행은 윈 호텔에 도착했고, 윈 호텔
방문이 처음인 남편은 촌스러움을 가급적 자제하면서 호텔 구경에 나섰다.
우리가 묵고 있는 벨라지오 호텔과는 또 다르게 멋진 정원을 뽐내는 윈 호텔의 그곳에는 흡사 별들이 총총히 매달린 듯 반짝반짝 빛나는 별빛들이 물결쳤고 여기저기서 풍기는 꽃 내음에, 보이는 찬란한 색상에 또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들의 흥분과 홍조까지 시각적 동영상과 후각적 냄새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흐드러졌다.
아! 여기가 바로 천국이로구나~ 란 감탄이 절로 나오면서 동시에 슬슬 배가 고파지니 우리는 우선 오늘 저녁의 메뉴로 정한 윈 호텔 일식당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그곳을 먼저 찾기로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먼저 배부터 채우고 천천히 호텔 구경을 하기로 하고 말이다.
그런데 어째 일행과 조금 떨어지게 된 내가 막 일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중 우연히 어떤 줄에 서게 되었고, 그들은 신분증 확인도 않고 차려입은 날 보더니 그냥 손등 위에 도장 하나를 꾹~ 박아주는 게 아닌가?
하지만 이게 뭐지! 할 겨를도 없이 도장이 찍힌 내 손등을 바라보면서 난 일식당 안으로 내처 들어갔다.
그리고 재작년 라스베이거스에 어머니와 동생, 나 이렇게 여자 셋만 놀러 왔을 때 찾았었던 벨라지오 호텔의 일식당과 그곳을 우선 외관상 비교하면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다.
드디어 주문한 음식들이 줄줄이 나오고, 평소처럼 사이좋게 조금씩 나눠 먹으면서 음식에 관한 품평회를 하기 시작했는데, 결과는 음식 맛뿐만이 아니라 서비스까지 윈 호텔보다는 벨라지오 호텔이 더 낫다는 걸로 결론이 났다.
맛도 맛이지만 그날 윈 호텔의 웨이터(웨이트리스 말고) 중 한 명이 무슨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었는지 억지로 일을 하는 듯 보여 더욱 우리들의 그런(?) 맘을 부채질했고 말이다.
아무튼 그래도 분위기에 젖어 웬만한 선(배가 부를 정도로 일식을 먹으려면 값도 값이려니와 맛도 그다지 뛰어난 게 아니어서)에서 식사를 끝내고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여기저기 호텔을 구경하다(우린 이미 한 두 번 봤던 곳이었지만 남편은 처음이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다시 한번 구경하면서 눈요기 실컷 했고) 드디어 윈 호텔에서 공연하는 '르 레브' 쇼를 구경하기 위해 극장 안으로 들어섰다.
참! 그전에 한 가지, 아까 전 손등에 도장을 찍어줬던 게 뭔가 했더니 식사를 마치고 밖에 나와 지하로 가보니 그곳에선 연회가 열리고 있었고, 음식도 준비되어 있었다는 거.
만약 양심적인 (^^)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였다면 그 혹은 그녀는 공짜로 배도 불릴 수 있었겠고, 분위기상 여흥을 즐길 수도 있지 않았겠나 싶었는데 난 대신 사진만 한 장 찍고 바로 나왔다는 게 오늘 내가 더하고픈 이야기다. ㅎㅎ
그리고 지난번에 이미 밝혔듯 우리의 좌석은 VIP석과 같은 줄인 드림 석(어머니와 동생), 그리고 바로 그 밑의 줄인 프리미엄 석(남편과 나)이었는데 우린 이 좌석을 할인 티켓판매소에서 한 사람 당 100 불 정도에 구입했지만 만약 호텔 극장 입구에서 당일 구입했다면 우리 좌석이 158 불 정도 한다는 얘길 들었고, 나중에 확인해 보니 각각 155 불, 129 불로 되어 있었다.
물론 우리 좌석은 드림 석 바로 아래니 프리미엄 석 중에서도 최고였던 건 확실한 사실이었고, 좌석도 좌석이지만 일단 쇼가 시작되자 그 환상적이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의 무대장치하며 연기자들의 멋진 연기, 즉 탄탄한 몸매에서 뿜어 나오는 절도 있는 곡예가 많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중앙에 마련된 수중무대 역시 와우~ 하는 감탄을 자아내며 연기자들을 물 만난 물고기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처음에 남편은 우리가 묵고 있는 벨라지오 호텔에서 하는 쇼 'O'를 보고 싶다면서 다소 시큰둥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나보다 훨씬 더 많이 이 쇼에 빠져들었고, 한시도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말이다.
그렇게 쇼를 열심히 보는 도중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다소 공연이 지체되었지만 공연이 재개되기까지 출연진들 중 코믹한 연기를 담당했던 네 명이 객석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었고, 결국 모든 공연은 성황리에 끝마쳐질 수 있었다.
우리의 숙소로 돌아오는 밤길은 여전히 불야성이었지만 이미 시간은 밤 11시를 훌쩍 넘어 있었고, 피곤해진 우리는 곧장 호텔로 돌아와 역시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로비를 지나 방으로 돌아왔다.
우린 이제 겨우 라스베이거스에서 이틀째 밤을 보내는 것이지만 마치 수많은 밤을 보내온 듯 그렇게 맘속에 화려하고도 알록달록한 많은 추억거리를 간직하면서 그렇게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