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여행 이야기 3

근교 '레드락 캐년'과 호텔 순례기 2 '베네티안, 팔라조호텔'

by 꿈꾸는 노마드

다음 날 우리의 일정은 라스베이거스 근처에 있는 작은 그랜드 캐년이라 불리는 '레드락 캐년'을 방문하는 거였다. 그리고 시간을 봐서 라스베이거스의 또 다른 멋진 호텔을 구경하는 걸로 잠정결정을 내리곤 일단 우리는 늦은 아침이라면 아침이랄까, 이른 점심이라면 점심이랄까 아무튼 배를 채우기 위해 호텔 내 식당으로 향했다.


그날 뭘 먹었는지에 대해선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또 사진도 없으니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내리 삼 일을 뷔페로 해결한 것 같진 않은데 그럼에도 뭐 뾰족한 기억이 없으니 어쩜 또 뷔페를 택했을지도 모를 일이긴 하고, 아무튼 그건 그다지 중요한 문제도 아니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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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을 나서기 전 우리는 아직까지 구경하지 못한 벨라지오 호텔의 내부시설을 조금 둘러보기로 하곤 쇼 'O'

가 공연되는 극장을 지나, 카지노를 지나, 팬시한 명품 브랜드가 즐비한 완전 럭셔리 쇼핑가를 조금 거닐었다. 그리고 구경만 하는 것도 조금 시금털털한 기분이 들어 곧 레드락 캐년을 향해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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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지인 라스베이거스에 거대한 환락의 도시, 꿈의 도시를 세울 계획을 처음 세운 사람이 누군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대단한 발상의 전환으로 오늘날 미국, 아니 세계적인 '어른들의 놀이터'를 만들어낸 그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며, 라스베이거스의 번화가를 조금 벗어난 또 다른 라스베이거스의 이모저모를 보고 싶었던 게 원래의 소망이었는데 이 소망은 차에 오르자마자 쏟아지는 잠에 의해 방해를 받고 말았다. ㅎ


그래서 졸다 깨다를 반복하다(운전하고 있는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겨우 눈을 떠 보니 어느새 레드락 캐년에 거의 다 도착한 거다.

차만 타면 졸고, 자고 하는 건 우리 세 모녀의 공통 사항이기도 한데, 내가 잠에 빠져 있었으니 뒤에 계신 두 분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미루어 짐작은 할 수 있었고, 그러니 남편에게 좀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던 게 사실이었다.


그래도 일단 목적지에 가까워지니 입에서는 자동적으로 탄성이 흘러나오는데, 뒤에서 반응이 없자 이젠 아예 내놓고 강요다. ㅋ

빨랑 눈 뜨고 멋진 저 장면 좀 보라구요~” 하면서 말이다.


그러자 뒤에서 부스럭부스럭 소리가 들리면서 눈들을 뜨시는 거다. 그리곤 내처 약간의 오버가 섞인 동생의 환성! “와! 증말 멋있따!~


이런 반응에 남편은 또 보람을 느끼는 듯 얼른 차를 'P'가 붙어 있는 파킹 스페이스에 갖다 대고 냉큼 휠체어를 끌어내린다.

어머니를 모시고 일단 '방문객 센터'에 내려 우린 실내를 구경했고, 그다음 차를 몰고 일방통행으로 되어 있는 길을 따라 장관인 풍광들을 구경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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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자연의 대 장관을 구경하다 보면 난 어김없이 이런 생각이 든다.

물론 나 말고도 많은 이들이 그러하겠지만 인간이란 자연의 장엄함에 비해 얼마나 초라한 존재란 말인가~라는 한없이 작아지는 열등감 비스름한 느낌과 자각.

그리고 우리의 삶의 역사라는 건 이런 유구한 역사 앞에서 또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가~라는 깨달음.

그러면서 한 없이 겸손하다면 겸손하달까, 기가 죽는다면 죽는달까 한 애매모호한 감성에 휩싸이게 되다가, 결국엔 ‘그래~ 좀 더 착하게, 행복하게 사는 게 정답 같아!~’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그 시간이 소중하고 참 행복했지만 또 엉뚱하게 이런 곳엔 나 혼자 와서 슬슬 걸으며 나 혼자만의 사색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해 보다, 또 괜스레 함께 한 가족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쓸데없는 농담도 곁들이다가 하면서 다소 혼란한 감성에 빠져들기도 했다는 거.


그래도 이런 좋은 구경을 하는 건 정말 행운 같아 곧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구경했고, 사진을 찍었고, 주변의 사물들을 다 똑똑히 눈과 가슴, 머리에 담았다.

그리고 우리는 내처 다음 코스로 향했는데, 라스베이거스에 숱하게 있는 호텔 중에서도 또 이태리의 매력을 듬뿍 살려낸 곳으로 유명한 '호텔 베네티안''호텔 팔라조'가 바로 그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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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00289.jpg 자신의 허파에 산소를 공급해 주는 장치가 있다는 건 또 첨 알았다!


먼저 베네티안 호텔은 곤돌라를 띄운 강을 만들어내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이태리 베니스의 향취를 전하고 있고, 팔라조 호텔 역시 이태리풍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호텔로 이 두 호텔에도 역시 세계 명품 부티크들도 넘쳐나니 가히 쇼핑의 천상길이라 칭할 만했다.

이런 쇼핑가를 가면 참새가 방앗간 앞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처럼 꼭 어딘가 들어가 보는 습성을 가진 우리 세 모녀는 열심히 여기저기를 기웃거렸고, 남편은 또 남편대로 이런저런 구경을 하다 우릴 기다리다 하면서 시간을 죽였다.


그렇게 있다 보니 어느덧 저녁 식사를 해야 할 시간이 다 되었는데 어머니와 동생은 한식이 당긴다 하고, 남편은 제대로 된 레스토랑 가서 뭔가 괜찮은 걸 먹었음 하는 것 같고 난 중간에서 다소 불편한 입장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김치를 안 먹어본 지 이미 3 일이나 다 되어가고 하니 모른 척하고 남편이 한식당으로 따라가 주었으면 좋겠는데 남편은 뭐에 삐쳤는지 자긴 배가 고프지 않아 식당에는 따라가지만 뭘 먹진 않겠단다.

물론 그전에 한식당 간다는 걸 감 잡은 남편은 이미 프레첼로 배를 어느 정도 채워놓기도 했지만, 이건 분명 어느 정도 항의성 시위라는 것쯤 이미 안 봐도 비디오긴 했고.^^


그렇다고 느끼한 걸 잘 못 드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또 다른 식당을 찾는다는 것도 그렇고, 일단 그곳에 가면 한식을 좋아하는 남편도 뭔가 먹을 걸 기대하면서 우린(나와 동생) 그냥 한식당에서 그날 저녁은 먹기로 맘을 굳히고 윈 호텔 가까이에 있는 '코리아나 식당'으로 향했다.


사실 재작년에도 이곳을 찾으려고 했다가 어째 시간이 안 맞아 가 보진 못했었는데, 음식 맛이 과연 어떨지 그게 좀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워낙 한식이 그리웠기에 모험을 해 본 것인데, 결과는 와우! 꽤 괜찮다를 넘어 참 맛있었고, 특히나 반찬이 뷔페식으로 무한 리필에다가 후식까지 준비되어 있는 게 아닌가? 그것도 우리 엄니께서 좋아하시는 찐 고구마가 말이다.


그래서 우린 아주 맛있어 보이는 된장찌개와 오징어 볶음, 거기에 임연수어 구이를 하나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가져온 반찬을 맛보면서 우리의 선택에 은근 감탄하고 있는데, 문제라면 평소 한식을 좋아하던 남편이 안 먹겠다고 본인이 말했던 걸 확인도장이라도 찍는 듯 반찬에만 한 번 젓가락질을 하곤 그다음 주문한 음식에는 손 한 번을 대지 않고, 내가 몇 번을 권유해도 무슨 대단한 결심을 한 냥 절대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바로 그게 문제였다.


물론 먹기 싫은 것도 자기 맘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배가 고플 만도 하고, 그렇게 사람이 권하면 한 번쯤 먹어줄 만도 하건만 지조를 지키는 춘향이 마냥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으니 은근 부화가 돋는 거다.

아니 부화까진 아니었지만 괜히 어머니와 동생 보기 민망하고 좀 창피스러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는 거.


아주 좋은 구경 잘하고 마지막에 와서 이렇게 좀 씁쓸한 결말이 되고 보니 그날은 사실 별로인 날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난 워낙 낙천적인 사람이니 금세 다 까묵어 버렸다.

그리고 남편에게서도 별 다른 이상징후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난 생각했는데, 내 동생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걸 눈치 느린 난 다음날에 가셔야 알게 되었다.

난 정말 많이 둔한 사람이 맞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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