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여행 이야기 5

'치팬데일 쇼' VS '판타지 쇼'

by 꿈꾸는 노마드
Image00372.jpg
Image00373.jpg
Image00377.jpg
Image00379.jpg


하루에 에로틱쇼를 두 번이나 구경하기 위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했다는 얘긴 지난번에 했으니 오늘은 본격적으로 쇼 이야기를 할까 한다.

그중에서도 여자 고객들을 위한 '치팬데일 쇼'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자면….


어두운 무대 위에 화사한 조명이 반짝이는 가운데 혜성들처럼 등장한 인물들은 바로 건장하고 다소 우람한 체격의 청년들이었는데 이들은 느끼한 미소를 마구 날리며 한 명씩 등장, 저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기 위해 열심히 애쓰는 노력까지 보이면서 바람직한 엔터테이너의 자세(?)를 선보이고 있었다.

물론 그들은 하나같이 6팩과 초콜릿팩의 복근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그건 그들에겐 당근 필수이고, 거기에 덤으로 잘 생긴 외모까지 더하고 있었고 말이다.


가슴은 조금씩 쿵쾅거리면서 눈알은 마구 돌아가지만, 어째 워낙 현실감(?)이 없는 그들의 몸매와 얼굴 혹은 구경거리이기 때문인지 그들을 구경하는 것보단 차라리 관객들의 반응을 구경하는 게 더 흥미로웠다고 말하는 건 거짓이겠고, 그 둘이 아주 비슷비슷했다는 건 진실이었다는 거! ㅎ


마치 관객들의 눈과 마음을 다 쪽쪽 빨아들이겠다는 듯이 그들은 아래의 관객들을 쭈욱~ 훑으며 자신만만 탱천 한 자세로 열심히 각자가 맡은 임무(?)를 소화해내고 있었다. 가끔씩 관객들을 향해 윙크까지 날리는 센스까지 발휘하면서 말이다.

그때마다 객석에서는 절규 비슷한 함성이 쏟아져 나오고, 저러다 혹 기절하는 건 아닐까 싶을 만큼 열정 작렬한 행태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색달라(역시 이건 어쩔 수 없는 세대차일까, 아님 문화적

충격에서 비롯된 놀라움일까!) 다소 어이없기도 하고, 또 재밌기도 하면서 많이 헷갈렸다는 게 진실된 고백일 것이다.


아무튼 그러한 광란의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이번에는 공연팀원들의 공연에 서서히 몰입해 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들은 절대 확실히! 는 보여주지 않지만 사람의 마음을 충분히 사로잡을 만큼, 아니 달굴 만큼은 자신의 재능과 몸매를 세련되게 드러내면서 스스로도 많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왜 안 그렇겠는가? 남들보다 탁월한 자신의 용모와 몸매로, 그리고 거기에 걸맞게 화려함과 현란함으로 포장된 춤, 연기로 뭇 여성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며, 그들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자신의 일이, 혹은 자기 자신이 자랑스러울 테니 말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들 중에는 그와는 완전 정반대, 즉 그저 돈을 벌기 위해 별로 내키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또 실은 뭇 여성들보단 뭇 남성들에게 더 어필하고픈 출연자도 있을 거란 생각이 한순간 떠오른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던진 맘속 한 마디! ‘넌 확실히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 봐!’

하지만 그런 생각은 완전 잠깐이었고, 실은 그 쇼를 무척 즐겼고, 관객들의 반응은 더욱 많이 즐겼다는 게 맞겠다.


그리고 쇼 중간쯤 배우들이 관객 중 몇 명을 무대에 초대하며 함께 벌인 즉흥쇼는 더더욱 흥미로웠는데, 놀라웠던 사실 하나는 즉흥쇼에 출연한 여성 관객 중 한 명이 배우와 벌이는 춤사위가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게 농밀하고 음란해서 그녀 역시 그쪽(?) 분야 종사자가 아닐까 싶을 만큼 프로페셔널한 연기를 선보였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배우들이 쇼가 거의 끝날 때가 되자 무대 아래로 내려와서 관객들 중 몇몇에게 허그를 해주는데, 그중 조금 중후한(말이 그렇지 거기 출연하는 배우들은 대개가 다 꽃미남이었다!) 배우 한 명이 어리바리하고 있는 내게 다가와 내게 허그를 해 주는 게 아닌가?

아마도 멀리서 봐도 너무 촌스러운 티가 나서? 아니면 이성을 마구 발동시키려는 나의 의지가 그에게도 감지가 돼 날 놀리고 싶어서? 그것도 아님 배당(?)을 하다 보니 어쩌다 우연으로?^^


이유야 어떻든, 우리 어머니에겐 누군가가 와서 볼에 뽀뽀를, 내겐 누군가가 허그를, 하지만 우리의 막내둥이만은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고 그 자리를 나왔다는 다소 어이없는 결론을 밝히면서 멋진 훈남들의 쇼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쳐야겠다.


여담 한 마디를 추가하자면 이런 쇼는 절대 사진을 찍을 수가 없고, 경비 또한 장난 아니게 울트라 삼엄한지라(절대 정신줄을 놓아서가 아니고 말이지!) 난 공연 중간에는 사진 찍을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쇼가 다 끝나고 관객들과 사진을 찍고 있는 출연자들의 모습이나마 사진으로 담아볼까 해서 후다닥 사진을 찍었는데 그때 경비 한 명이 내게 다가와 지금 찍은 사진을 즉시 삭제하란다. 아니, 자칭 사진 찍기 도사가 이 무슨 굴욕?! 다소 어이가 없었지만 할 수 없이 삭제를 하면서 나름 어필까지 해 봤다.


공연도 아닌데, 그냥 사진 한 장 찍으면 안 돼요?” 이렇게 말했더니 그가 하는 대답이 “안 돼요(다소 미안해하는 뉘앙스로 정확한 한국말로!). 한국 분이시죠? 제 아내도 한국사람이에요.” 이라는데 더 뭐 어찌해 볼 수가 없었다. 다소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Exit 하는 수 밖엔….


극장 밖에 나오니 남편이 우릴 기대에 찬 눈으로 기다리고 있다 쇼가 어땠느냐고 잽싸게 묻는다.

물론 재미있었다고, 하지만 그들의 몸매보단 당신의 몸매가 더 현실감 있고, 멋있다고 한 마디 덧붙여줬더니 은근히 기뻐하는 남편.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는 대개가 다 현실감 결여의 상태에서 살고 있는 게 맞는 것 같단 생각을 하면서 동시에 즐거운 마음으로 호텔로 돌아왔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는 어머니와 동생은 호텔 방으로 돌아갔지만, 남편과 나는 또 다른 에로틱 쇼를 향해 고고씽!~


Image00363.jpg
Image00364.jpg
Image00365.jpg
Image00366.jpg
Image00367.jpg
Image00368.jpg
Image00369.jpg
Image00370.jpg


스핑크스가 위용을 자랑하는 '럭시 호텔'에서 펼쳐지는, 이름도 팬타스틱 한 '판타지 쇼'가 바로 우리가 구경할 쇼였는데, 처음 들어가 본 럭셔 호텔은 말 그대로 이집트의 포스가 무럭무럭 풍기고 있었다.

숙소는 모두 피라미드 형태로 되어 있고, 거대한 파라오와 스핑크스는 석상으로 되어 있어 우람함과 의리의리함을 뽐내고 있었다.

암튼 라스베이거스의 호텔들은 하나같이 독특한 주제로 설계된 공간이 맞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우린 마침내 극장 안으로 들어섰다.


이 쇼 역시 사진을 찍을 수 없어 그저 무대 모습만 달랑 한 장 찍고 쇼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쇼가 시작되기 조금 전 한 무리의 체격 단단한 훈남들이 다소 포스가 밀리는 평범녀들과 들어서는데 그들은 바로 조금 전 내가 봤던 '치팬데일 쇼'의 주인공들이 아닌가?

게다가 그들은 바로 우리 앞 줄에 착석을 했는데, ‘아니! 이런 인연이!~’ 하는 마음이었지만 아는 척을 할 순 없고 그냥 마음만으로 반가워하고 말았다는 좀 뻘쭘한 소식을 전한다.


드디어 쇼가 시작되고 쭉쭉빵빵하면서도 상큼 발랄한 언니들이 줄줄이 등장하는데, 남자도 아닌 내가 가슴이 쿵쾅거리면서 그녀들의 멋지고 환상적인 몸매에 그저 속으로 감탄만 연신해 댔다면 이건 정말 내가 이상한 여자인 건가?

거기다 지극히 갠 적인 생각이 마구마구 피어났는데, 그건 바로 어떤 인간들의 몸매는 확실히 어느 예술품보다 멋지지만 그중에서도 여성들의 곡선미는 가히 절대미감이라는 그것이었다.

아마 남녀를 떠나 예술을 사랑하고 미를 예찬하는 이들은 이런 나의 말에 동감을 하리라는 확신까지 거듭 다짐하면서 난 그녀들의 생기충천한 모습과 아름다움에 넋을 빼앗기고 말았던 거였다.


역시 여자는 나이 들어 노련미를 풍기는 것도 멋지지만 저렇게 탱탱한 젊음의 포스와 에너지를 한껏 내뿜을 때가 가장 찬미를 받을 때가 맞는 것 같다! 란 생각까지 하면서 옆에 앉은 남편의 눈길엔 아예 관심조차 없이 나 스스로 어느 녀에게 눈길을 줘야 할지 눈알 돌아가는 소리만 들렸다면 너무 지나친 과장이려나?

그만큼 그녀들은 충분히 예뻤고, 상큼했다.


그래서 난 이 쇼가 '치팬데일 쇼'보다 솔직히 더 맘에 들었는데, 거기에는 주 출연자들에 대한 것 외에 또 다른 요소가 작용했던 게 사실이다.

치팬데일 쇼가 출연자들의 연기, 댄스 외 가끔 노래를 곁들였다면 판타지 쇼에는 이것들 외에도 코미디언이 등장해 스탠딩 업 코미디까지 선보이는 게 추가되었는데, 그게 정말 너무도 재미났기 때문이다.

그는 유명인들의 모방에서부터 노래, 춤, 연기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실력을 맘껏 뽐냈는데, 그의 쇼 한 가지만 감상했다 해도 후회가 없을 만큼 탁월했고, 웃음을 많이 던져주는 재미난 쇼였다.


Image00380.jpg
Image00381.jpg
Image00383.jpg


쇼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낮의 무더위완 전혀 상관없듯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게다가 멋진 차들은 줄줄이 지나가고, 불야성의 도시는 잠에서 깨어난 듯 더욱 또렷해 보였다.

하지만 그런 상쾌한 기분도 잠시 눈꺼풀은 점점 내려가고 있었고, 서둘러 호텔로 돌아가 빨리 잠자리에 들고, 또 일찍 일어나 짐 챙기고 이 모든 신났던 라스베이거스의 생활을 청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슬퍼지기 시작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심각하게 슬펐다는 얘긴 아니지만 그래도 많이 아쉬웠던 건 기정사실!

그렇게 심란한 기분과 함께 라스베이거스 여행의 마지막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눈을 뜬 우리들은 아침밥은 호텔방에서 남은 음식으로 대충 때우고 커피와 디저트는 더 비싸고 좋은 것으로 먹은 다음, 공항으로 향했다.

모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계획대로 우린 넉넉하게 렌트차를 반납하고 공항에서 서두르지 않고 유유자적하다 비행기에 올랐다.


드디어 비행기가 이륙하고 저 멀리 보이는 사막과 대도시의 경계선, 그리고 조금 후 완전 사막 제대로 보이는 저 아래 풍경을 감상하며 날아가고 있는데, 30분이 조금 지나자 왠 난데없는 눈 덮인 산 같은 풍경이 눈에 들어오는 게 아닌가?

저기 보이는 게 정말 눈이 맞는 건지, 아니라면 도대체 그게 뭔지 그걸 무척 궁금하게 여기던 중 나의 눈은 어느새 스르륵~ 감겨버렸다.


그리고 조금 후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한 경유지인 시카고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에 눈을 뜨면서 집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단 걸 실감하게 됐다.

아! 드디어 집에 가는구나!~ 이땐 아마 아이들을 본다는 기쁨과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아쉬움으로 만감이 교차했던 게 맞을 것이다.

그게 바로 대개의 사람들의 정서일 테고, 나 역시 그 범주에선 크게 벗어나지 않을 터이니 말이다.

좋으면서도 아쉽고, 아쉬우면서도 또 한 편으론 편안해지면서 행복한 그런 기분!


Image00385.jpg
Image00386.jpg
Image00387.jpg
Image00395.jpg
Image00396.jpg


keyword
이전 05화라스베이거스 여행 이야기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