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여행 이야기 4

야릇한 밤의 문화와 시푸드뷔페

by 꿈꾸는 노마드



와우!~ 그랬다. 난 태어나서 첨으로 라스베이거스에서 '에로틱 쇼'를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봤다.

그것도 하루 밤 새에, 한 번은 여성용(?), 또 한 번은 남성용(?)으로 말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그렇게 된 연유를 이야기해 볼까 한다.


그전에, 두 개의 쇼 중 하나는 제목이 '치팬데일 쇼'로 이쪽(?)에선 꽤나 유명한, 남자들이 반나로 나오는 쇼라고 할 수 있겠는데, 핫! 한 남자가 한 명도 아니고, 떼(대충 9명)로 나와서 야릇한 포즈와 울퉁불퉁 근육, 식스 팩, 혹은 초콜릿 팩을 마구 드러내며 여성들의 혼(ㅎ 물론 내 건 멀쩡했지만 다른 여성들은 거의 정신 줄을 놓고 있는 듯 보였으니)을 빼놓는 그런 쇼다.


그리고 또 하나의 쇼는 이름이 '판타지'로 이번에는 쭉쭉빵빵한 언니들이 나와서 남성들의 가슴에 마구 불을 질러대는 그런 쇼인데, 여기에는 또 다른 게스트로 아프리칸 아메리칸 코미디언이 나와서 스탠딩 코미디를 선보이는데 너무도 훌륭해 남편과 나는 웃느라 정신을 못 차릴 정도가 되었었다.

미안하게도 그의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지만 어쨌든 너무나 재미있어서 다음번에도 꼭 다시 보고 싶은 그 정도로 흠뻑 그의 쇼에 빠졌다 나왔다.


그럼 쇼에 대한 소개는 이쯤으로 끝내고 왜 내가 하루 밤 사이에 이런(?) 쇼를 두 번이나 헐레벌떡 뛰어다니며 볼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


다음 날 아침, 우리는 남은 하루를 이제 어찌 보낼까 조금 고심하다가 낮에는 아웃렛 쇼핑몰에 가기로 하고, 밤에는 또 다른 쇼 구경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그런데 어떤 쇼를 봐야 하려나? 하다가 남편이 이왕 이곳에 온 김에 평소 보지 못하는 쇼를 한 번 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느냐고 넌지시 운을 뗐다.

하긴 나도 워낙 호기심이 왕성한 사람인지라 그런 쇼가 있다는 걸 몬트리올에서부터 진작 알고는 있었고, 또 몬트리올이 그런(?) 걸로 꽤나 유명한 곳이란 얘기는 들어봤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구경은 해 본 적이 없던 차라 마침 잘 됐네~ 싶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동생에게 의향을 묻고 어머니께는 말씀드릴 것도 없이 그냥 모시고 가기로 했다. 어머닌들 그런 쇼를 누구랑 언제 보실 수 있겠느냐 말이쥐~ 효녀 딸들이 모시고 가기 전까지는.

그래서 동생과 나 우리 둘은 이왕 '신 시티'(Sin City)에 온 김에 완존 확실하게 무너지기로 작심하고, 눈 딱! 감고 살아생전 그런 쇼 한 번 구경해 보기로, 아니 어머니 구경시켜 드리자는데 마음을 모은 거다.


사실 남편과 모두 함께 넷이서 그 쇼를 보고 싶긴 했는데, 남편 말이 자기는 남자들이 벗고 나오는 건 보고 싶지 않단다. 그러니 어쩔 도리가 없지. 공평하게(?) 하려면 남편이 원하는 쇼도 하나 보게 해야 하는 게.

그래서 그럼 혼자 가서 보실래 했더니 그건 또 싫단다. 워낙 숫기가 없는 남편이 나랑 같이 보고 싶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아니, 사실 나도 호기심도 나고 보고 싶긴 했다!ㅎ) 난 하루 밤에 두 탕을 뛰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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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수영장에서 쉬고 싶다 하고(원래 남편 휴가 스톼일은 수영장이나 바닷가 주변에서 책이나 읽으며 유유자적하는 것인지라), 동생은 워낙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지라 내가 일찌감치 서둘러 할인티켓 판매소에 혼자 후다닥 다녀오기로 했다.

그래서 난 뛰었고, 잔머리를 굴려 시간을 줄이기 위해 모노레일까지 타고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봤지만 어느 라스베이거스의 대로는 길을 건널 수가 없게 돼 있어 할 수 없이 다시 역 방향으로 걸어 내려와야 했고, 고로 별로 시간적으로 이득을 본 것도 없이 열심히 땀만 흘러야 했다는 거! 휴~


암튼 그렇게 고생을 해서 세 종류의 티켓(두 개는 에로틱 쇼를 위한 것,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유일하게 해산물 뷔페를 한다는 리오 호텔의 '시푸드 뷔페' 할인권)을 손에 다 넣은 난 조금 여유 있게 호텔로 돌아왔다.


덧붙이고 싶은 말은 그 와중에도 그 고생을 하면서 티켓 판매소에 가는 중 또 찍사의 본분을 살려 찍을 건 확실히 바삐 찍어주고 하며 돌아와선 의기양양하게 가족들에게 티켓을 내밀었다는 사실!

내가 의기양양했던 이유는 내가 고생하며 티켓을 사러 갔다 와서라기 보단 우리가 그날 저녁을 먹게 되는 곳도 '리오 호텔'이고, 치팬데일쇼를 하는 곳도 그곳이다 보니 시간이 딱딱 맞아떨어지게 계획한 나 자신이 대견스러워서였기 때문이었다는 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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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00341.jpg 라스베이거스는 정말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그중 조형물도 빼놓을 수 없다.


그건 그렇고, 우리는 그날 호텔방 안에서 대충 머핀과 커피 이런 걸로 아침을 때우고, 아웃렛쇼핑몰에서 쇼핑을 하다 점심은 또 적당히 먹기로 하고, 저녁은 해산물로 거하게 먹을 걸 미리 준비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쇼핑에 나섰다.


그렇게 해서 낮 시간은 거의 쇼핑으로 시간을 다 보내고(이젠 남편이 나보다 더 나서서 쇼핑에 열을 올리는데, 그건 몬트리올이 미국보다 전반적으로 물가가 비싸기도 하지만 그 노므의 택스가 15%나 되는 지라 정말 뭐 하나 구입할 때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다는, 명백한 이유가 있다!), 우린 호텔로 돌아와 예쁜 차림으로 단장한 뒤 뷔페식당으로 향했다.


그런데 뷔페는 가격 대비로 보자면 괜찮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맛이나 분위기는 그저 그랬다고 말하는 게 더 솔직한 표현일 것 같다(사실 어머니께서 돈 쓰는 거에 신경을 쓰셔서 결정했는데 후회막심이었다!).

하지만 우리 테이블을 서브했던 웨이트리스만큼은 중국인 같아 보였는데 아주 잽싸고, 싹싹해서 맘에 들었고, 메인보다 차라리 디저트에 눈길이 더 자주 갔던 게 사실이다. 이러니 무슨 살을 빼겠는지… 이궁!~


그래도 다른 사람은 몰라도 어머니께서 실컷 게 다리를 뜯으셨으니 그걸로 만족하고 우린 식당을 나섰고, 드디어 미국의 영부인도 봤다는 그 쇼를 보기 위해 우리 세 모녀는 극장으로, 남편은 우리를 기다리는 동안 거기서 벌어지고 있는 '월드 시리즈 포커 매치'를 구경하기 위해 해산의 고통을 맛보며 서로의 길을 향해 잠시 찢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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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극장 안으로 들어서자 너무나 차가운 바람이 우릴 깜짝 놀라게 하는 게 아닌가?

워낙 쇼가 뜨거우니 미리 몸을 식히라는 건지, 도대체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을 정도로 추위가 느껴져 우린 다시 극장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근처 상가에서 두를 숄이라도 하나 장만하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리던 중 바로 옆에 있던 '치팬데일 쇼' 관련 선물 가게를 먼저 발견해 그곳에서 사진 몇 장을 찍었다. 그런 다음 조금 떨어져 있는 가게에서 드디어 숄을 발견해 우리 자매는 얼어 죽을 걸 겨우 면할 수 있었다!


이젠 숄까지 둘렀겠다 만반의 준비를 다 마친 우리 자매는 어머니를 모시고 다시 극장 안으로 진입, 좌석에 앉아 기대 가득한 채 출연진들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그런데 극장 안을 메운 관객들을 쭉 둘러보니 대개는 우리보다 한참 어린 여성들이고, 간혹 어머니 연령의 나이 드신 분들, 그리고 남자는 눈을 씻어도 찾아볼 수 없고, 대개는 아주 젊디 젊은 아가씨들인데 어디서 그런 용기와 힘이 나오는 건지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완존 우리 같은 줌마들의 기를, 더군다나 세계에서 막강파워라는 한국 아줌마들의 기를, 무참하게 꺾어버리는 울트라 캡숑 파워를 자랑하는 게 아닌가?

그런 분위기에 첨 놓여버린 어머니와 나와 동생은 그저 묵묵히 쇼가 시작되길 기다릴 수 밖엔 딴 방법이 전혀 없었다는 후일담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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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쇼가 시작되고, 어두움 속에서 오로지 무대 위로만 조명이 빛을 쏘아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엔터테이너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자 또 한 번 비명소리가 극장 안을 가득 메웠고, 그 기세에 우리는 까딱하면 정신 줄을 놓을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런 구경은 평생에 하기 쉽지 않은 구경이니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제대로 보기 위해 무대 위로 눈과 정신을 집중했다.


아! 이쯤에서 오늘의 이야기는 마쳐야 할 것 같다.

왜냐면 그때의 그 기분을 살리면서 나의 감상을 읊어대기엔 너무나 많은 말들이 필요할 것 같기에 말이다.

내 생전 처음 해 본 구경이라 그렇기도 하고, 이런 경험은 많은 이들이 하는 게 아닐 듯싶어 좀 더 상세하게 이 글을 보시게 될 이웃들에게(특히 여성분들)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기에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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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00363.jpg 확실히 라스베이거스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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