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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Oct 01. 2022

지중해 크루즈 이야기 19

크루즈 여행 그 후의 이야기 4

그날은 참으로 긴 하루였다.

산탄젤로 성을 구경하고 로마의 골목골목을 탐방하다 나보나 광장에서 탁 트인 광장과 시원한 분수를, 그리고 화려함이 극에 다다른 성당과 다시 로마 거리 풍경을 감상한 우리는 다소 지쳤지만 과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마침내 그곳에 닿았다.



그곳은 다름 아닌 오래도록 방문하기를 고대했던 '보르게세 미술관'(Gallleria Borghese).

하얀 외관에서부터 뭔가 신비하고도 고고한 분위기가 흘러넘쳤다고 말한다면 너무 오버 일라나? 

혹 그렇더라도 너무 탓하진 마시기 바란다. 그만큼 이곳에 대한 기대가 내 안에서 뿜뿜 넘쳐흘렀기 때문이니까.

바티칸 박물관에 이어 로마에서 가장 소장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술관인 이곳은 이미 그 명성이 자자하다. 해서 이 미술관에 대한 설명을 빼놓을 수가 없어 잠시 덧붙이도록 하겠다.



이곳에는 이탤리를 대표하는 화가, 조각가들의 작품이 말 그대로 즐비한데, 그 면면만 보더라도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라파엘로(Raphael), 카라바조(Caravaggio), 티치아노(Titian), 베르니니(Gian Lorenzo Bernini) 등이 바로 그들이다.

우리가 미술책에서 봤던 바로 그 현물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 걸 볼 때의 그 감동은 미술관 방문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혹시 스탕달 신드롬(Stendhal syndrome)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는가?

이는 프랑스의 작가 스탕달이 이탤리 피렌체 산타크로체 성당에서 화가 귀도 레니의 <베아트리체 첸치>라는 작품을 감상한 후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어지러움증을 느꼈다는 글을 읽게 된 피렌체 정신과 의사 그라지엘라 마게리니에 의해 명명된 증후군이다.

즉,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감상한 후 느끼게 되는 정신적 혼돈이나 신체적 변화에 이르는 현상을 말함이다.


나 또한 멋진 작품을 보게 되면 가슴이 뛰면서 의식이 혼미해짐을 느끼기도 하고 뭔가 몽롱한 감성에 빠지게도 되는데 이 또한 스탕달 신드롬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어쨌든 멋진 작품이 주는 감동은 다양한 형태로 우리들의 뇌를 자극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게 사실인 듯싶다.


그건 그렇고,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이 미술관은 꼭 예약을 요하는데, 검색을 하다 보면 로마패스로는 전화예약만 가능하다 했었지만 난 몬트리올에서 출발하기 전 이메일로 예약을 마칠 수 있었다. 

그 외 로마패스로 방문 가능하고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프린트 아웃해 지참했었는데, 거기엔 분명 보르게세 미술관은 로마패스로 50% 할인이라 되어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우린 1인당 8유로 50을 지불해 약 35% 할인을 받았다(정가는 13유로다).

그리고 이 미술관은 소지품을 꼭 맡기고 입장해야 한다는 규정을 갖고 있다.


한 마디로 멋진 작품이 넘쳐나는 미술관이다 보니 검색, 보안이 심한 편이라 볼 수 있겠는데, 막상 입장 후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그럴만하다 수긍하게 된다.

일일이 나열하기 벅찬 작품들이 우리들의 눈과 손을 바쁘게 만드는데, 눈으로 감상하면서 동시에 손으로는 사진을 찍으면서 그 와중에 느껴지는 감동과 함께 다가오는 신비로운 감성까지 더해지면 지금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이곳이 지상인지 천상인지 모를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나의 이런 감상이 오버라고 느껴지시는 분들은 이 미술관을 방문한 다음으로 비난을 미루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혼을 빼놓는 작품의 향연이 끝없이 이어지며 몸과 마음을 휘두르는 묘한 감성에 빠져본 후 평가를 내려도 늦지 않을 것임으로.


여러 마디 말보다 직접 작품들을 사진으로나마 감상하시는 게 훨씬 나을 듯해 이제부턴 간단한 설명으로 내 벅찬 감성을 대신하려 한다. 행복한 여정에 동참하시기를 적극 권한다!


베르니니 작품 'Rape of Proserpine' 1621
베르니니 작품 'Truth Unveiled by Time'  1645~1652
카라바조 작품 'Young Sick Bacchus'
카라바조 작품 'St John the Baptist'
카노바 작품 '비너스 자태를 한 Pauline Bonaparte'
베르니니 작품 'David' 1623~1624
베르니니 작품 'Apollo and Daphne' 1622
티치아노 작품 'Venus Blindfolding Cupid'
티치아노 작품 'Sacred and Profane Love'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 
라파엘로 작품 'The Deposition'
바사노 작품 'The Last Supper'
루벤스 작품 'Deposition'
도메니키노 작품 'Diana and Her Nymphs'
베르니니 작품 'Bust of Scipione Borghese'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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