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근처에서의 일상
일본에서 돌아와 보니 한국의 더위쯤은 그야말로 새발의 피구나 란 생각이 짙어졌다.
일단 습도가 비교가 안 될 정도라 더위에 대한 체감이 훨씬 덜하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친정 아파트 뒤편이 바로 공원이라 잠깐 나가 산책하거나 운동기구를 사용하거나 한숨 돌리기에 참 좋았다.
점점 운동이 더 절실하게 요구되는 남편을 봐서도 그렇고, 일본에서 워낙 호되게 더위를 경험한 탓에 외출하자고 다미안에게 요구하기도 그렇고 해서 난 집 근처에서 뭔가를 도모하는 일에 더 골몰했다.
작년에 끊어놓고 허둥지둥 살던 곳으로 돌아가느라 미처 다 사용하지 않고 남은 실내수영장 쿠폰도 있었지만 남편이나 다미안이 흥미를 보이지 않아 그건 그냥 묵혔다.
때때로 점심은 외식하고 저녁은 간단하게 샌드위치나 떡볶이, 간식 등으로 대치하는 일상이 이어졌다.
어머니도 워낙 량이 적으시고 남편과 나 역시 몬트리올에서 저녁을 간단하게 먹었던 습관이 있었고, 다미안 같은 경우도 워낙 입이 짧아 배고프다는 소린 거의 들어보지 못할 지경이었으니.
일본으로 떠나기 전 강원도 여행을 다녀왔지만 어머니를 모시고 한 번 더 여행을 계획해 이미 몬트리올에서 예약을 마쳤는데, 그건 떠나기 전 주에 해당됐다.
해서 평소 가고 싶었던 원주 '뮤지엄 산' 방문도 염두에 뒀지만 주말엔 비가 온다는 예보로 그것도 취소했다.
그러자니 어쩔 수 없이 친정집 근처를 맴도는 일상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