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의 파리, 몬트리올 이야기

역시 인간이 희망이다! 를 보여준 영화 'Pay It Forward'

by 꿈꾸는 노마드


몸과 마음이 한없이 나약해짐을 느낄 때, 세상만사 되는 일 없다 여겨지고 왠지 모르는 울적함의 나락으로 끊임없이 추락할 때, 우리는 한 소절의 시나 책으로, 또는 그저 가만히 자신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스스로를 위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럴 때는 역시 기분을 업 되게 해주는 좋은 영화 한 편을 감상하는 게 최고의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역동적이면서도 감동적인 화면 속으로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저절로 치유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니까 말이다.


이것은 순전히 영화광들만의 해결법이라고 누군가 말씀하신다면 이 참에 한 번 스스로를 영화의 바다에 빠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음을 제가 보증하겠다는 말씀을 애써 첨가해본다.

더불어 이런 때를 위한 아주 훌륭한 영화 한 편을 소개하려고 한다.


제목을 우리말로 직역하자면 “앞으로 갚아라!”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좀 더 행간의 뜻에 맞게 해석하자면 “은혜를 받은 사람에게 말고, 그 외 다른 이에게 갚아라!”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 우리 말로는 사실 너무 길긴 하다. ㅎ 이렇게 언어마다 표현법이 다른 재미를 느끼는 것도 영화감상에 따라오는 덤이 아닐까란 말씀을 또 덧붙여본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세세한 내용보다는 이 영화의 영향이랄까, 이 영화가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것, 즉 우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에 더 중점을 두어 살펴볼까 한다. 또한 이 영화를 보고 제가 느꼈던 점 혹은 이 영화가 나를 한 뼘 성장시킨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볼까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전적으로 내 임의의 느낌만 나열하겠다는 건 아니고, 내가 이 영화를 감동 깊게 본 후(사실 이 영화도 몇 번째 본 영화이고, 볼 때마다 감동이 사그라들기는커녕 더욱 깊어간다.) 찾아본 자료에서 얻은 걸 함께 나누려는 것이다.


우선 이 영화는 같은 제목의 소설로부터 만들어졌다. 2000년에 나온 영화로 케빈 스페이시와 헬렌 헌트(둘 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연기파 배우들! 비록 케빈 스페이시는 그 후 성폭력사건으로 유명세를 잃긴 했지만 말이다), 거기에 영화 ‘식스 센스’에 나왔던 연기 잘하고 깜찍한 소년 할리 조엘 오스먼트가 주인공을 맡았다.

교사 미스터 시모넷, 알코올 중독에 걸린 소년의 엄마, 그리고 주인공 중에서도 주인공인 어린 소년 트레버가 그들이다.


영화와 상관없이 원래 이 개념(영어“Pay It Forward”)은 원래 미국을 세운 사람 중 한 사람인 벤자민 프랭클린에 의해 쓰인 편지에 있던 아이디어인데, 간단히 말하자면 어떤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면서 대가를 바라지 않고, 대신 자신에게 받은 은혜를 제삼자에게 베풀도록 하므로 선의가 퍼져 나가도록 하자는 취지의 개념이라고 한다. 그것을 좀 더 세상에 알린 건 로버트 하인레인이라는 작가가 쓴 책 ‘Between Planets’(행성 사이에서)이었다고.


바로 그러한 개념을 영화의 주인공 트레버가 시작하는데, 첫날 사회시간에 과제로 받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서, 행동으로 옮겨라!”에 맞춰 세 사람을 자신이 돕기로 하고, 그 세 사람이 또 다른 세 사람씩을 도와 퍼져나가는 것으로 계획한다. 이렇게 하나에서 시작하여 큰 숫자가 될 걸 기대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만 트레버의 프로젝트는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도울 세 사람을 찾았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트레버는 낙심하기도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는 않는다.


그 와중에 바로 자신의 엄마와 교사 미스터 시모넷도 도와줄 사람 리스트에 포함되고, 그의 의지대로 트레버의 순수한 선의는 작은 물결을 이루며 퍼져나가게 된다. 결국 그렇게 시작한 트레버의 선의는 한 기자에게까지 전달되어 그 사회적 운동(“앞으로 갚기 운동”이라 이름 붙여 볼까요?)의 출처를 찾게 만든다. 그는 결국 트레버를 찾아내서 그의 이야기를 기사화 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뒤숭숭하고, 듣고 싶지 않은 뉴스가 연일 신문과 방송을 도배하고, 우리들의 마음을 고통 속으로 내몰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믿을만하고 의지해야 하는 건 우리 인간이 아닌가 싶은데, 바로 이 영화는 그렇게 힘들고, 거친 듯 보이는 세상의 저 밖에 여전히 선하고 순수한 의지를 지니고, 그걸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물들이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거칠고 메마른 세상의 또 다른 면, 다시 말해 희망을 말하고 있다.


실제로 이 영화와 책의 영향으로 <앞으로 갚기 재단>이 생겨났고, <타임뱅크>라는 비영리 단체도 사회활동가 제인 튜슨에 의해 발족이 되어 활동 중이며, 2005년 10월에는 시라큐스 대학에서 <앞으로 갚기 캠페인>을 캠퍼스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캠페인은 급속히 퍼져 결과적으로 또 다른 많은 학교가 캠페인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역시 책의 영감으로 또 다른 책 <장엄한 강박>이라는 책이 나왔는데 그 내용은 “나는 이미 나 스스로 그걸 다 사용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선행 운동을 비밀리에 전개하는 의사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영화는 영화다>라는 제목의 영화도 있긴 하지만 사실 영화가 우리들에게 주는 효용이랄까 혜택은 어마어마할 수 있고, 영화는 단순히 영화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와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음을 위의 예가 보여주고 있지요. 보고 나선 마치 깨끗한 물로 목욕을 하고 나온 듯 정화되고 순결한 마음이 되어 되돌려줘야 할 은혜를 곱씹게 되었고, 그걸 실천하려는 의지를 담금질할 수 있었다. 이전의 나보다는 분명 업그레이드된 나 자신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면서 나의 내면이 성장되었음을 확신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영화적 감동도 대단하지만 그 외의 재미도 대단하다는 말씀을 덧붙이면서 마무리를 할까 한다. 그것에 관해 잠깐 언급하자면, 이 영화에는 과거 유명했던 섹스 심벌, 앤지 디킨슨이라는 여배우와 유명 가수인 본 조비를 다시 볼 수 있는 화면들이 이전까지의 그들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르게 들어가 있고, 조금 지나치게 드라마틱하다고 여기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역시 관객들을 사로잡을만한 영화적 재미가 곳곳에 들어있다.


영화와 함께 울고, 웃다 보면 어느새 영화는 끝나가고 그게 무척 안타깝게 여겨질 만큼 아주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 OST로 쓰인 제인 시버리의 <Calling all angels>도 이 영화 분위기와 너무도 잘 어울렸다는 말을 끝으로 긴 글을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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