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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Nov 12. 2022

여행 이야기

세 모녀 마카오 여행기 5


밥을 맛있게 먹고 쉐라톤 그랜드호텔로 돌아와 짐을 찾은 후 다시 콜로안 지역에 있는 콜로안 리조트로 가려는 게 원래 계획이었는데 택시기사가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많이 답답했고, 일단 어머니와 동생은 차 안에 있기로 하고 난 뛰어가 맡겨놓았던 짐을 찾았다.


그런데 그 와중에 택시기사가 택시비 달라고 아우성을 치면서(다 내린 것도 아니고 엄연히 두 사람이나 차 안에 그대로 앉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호텔 도어맨에게 수 차례 중국말로 어필을 했다고 내 동생이 전해줘 나중에 알게 됐다.


그리고 잠깐 짐 찾으러 다녀온 사이 그는 벌써 도어맨을 통해 우리가 다른 호텔로 다시 갈 거라는 걸 알곤 택시미터를 다시 꺾고 거기에 오버차아지를 붙여 떡허니 40 마카오 달러 전표를 끊어놨다.


어쨌든 소통이 안 된 것이니 알았다고 하곤 우린 출발했는데 콜로안 리조트에 도착하고선 또 짐 차아지를 해서 결국 85를 내라는 걸 내가 고맙다 하면서 팁까지 5달러를 쳐 90달러를 지불했더니 그제야 고맙다며 그는 마침내 기쁜 표정을 지었다! 절대로 잊지 못할 마카오의 택시기사들이여~ ㅎ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콜로안 리조트에 체크인한 후 어머니와 동생은 피곤하다며 침대로 곧장 직행하더니 코를 골며 드르렁하시고~ 난 해가 지기 전에 콜로안 빌리지에 가 사진도 찍고 그 유명하다는 로드 스토우즈 베이커리도 방문하려면 서둘러야 할 텐데~ 하며 조금 불안한 마음을 다독이던 중 동생이 마침내 눈을 떴고 어머니께선 피곤하시다 해 우리끼리만 다녀오기로 했는데 결론적으론 아주 잘 한 결정이었다는 걸 곧 깨닫게 됐다.


문제의 콜로안 빌리지까지는 택시를 타야 했는데 콜로안 리조트는 조금 외진 곳이다 보니 시내 중심에 비해 택시를 보기가 거의  가뭄에 콩 나듯!

기다리다 지친 우리에게 호텔 도어맨이 바로 그곳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해 우린 버스를 타기로 했고, 거의 20분을 기다린 후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분명 11번째 스톱이라 도어맨이 알려주었고 나 역시 눈 빠지게 알림판을 보고 있었음에도 아뿔싸! 우린 그만 내려야 할 곳을 놓치고 말았다는 거 아니겠는가?


속으로 '스튜핏!'을 수 없이 되뇌며 2 정거장을 지나 내린 우리는 지난 악몽을 떠올리며 바로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이 노므의 택시는 어디에고 보이지도 않는 거다. 그리고 택시 정류장 역시 눈 씻고 찾아봐야 찾을 수가 없고 말이다~ㅠ.ㅠ


할 수 없이 반대편에서 오는 버스를 잡아 타고 정신줄 똑바로 챙긴 동생과 나는 겨우 제대로 내리게 됐고 그제야 콜로안 빌리지라고 해 번화할 줄로 생각한 건 우리의 착각이었을 뿐이라는 걸 금세 깨닫게 됐다는.ㅠ.ㅠ


말 그대로 어촌인 콜로안 빌리지는 볼 게  없을 수가 없는, 만약 그 유명한 에그타르트 본점이 없다면 과연 이 동네에 사람들이 오겠는가? 싶을 만큼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그런 곳이었음을 고백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한적하고 인적 드문 곳을 즐기기도 하고, 나 역시 그런 사람에 속한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 먼 곳을 사람들이 찾아올 땐 그래도 뭔가 볼거리라든지 아님 최소한 사람을 끌만한 어트랙션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떠오르게 만든 곳이 바로 그곳이었다!


일단 로드 스토우즈에서 에그타르트 3박스와 밀크티를 사들고 우린 밖으로 나와 그래도 어촌 주변을 조금 걸었다. 그러다 수질로나 분위기로나 너무도 실망스러운 그곳을 벗어나기로 결심하곤 마지막 보루인 성 자비에르 성당을 찾았다.


그곳 역시 사진으로 볼 때보다는 훨씬 아담한 사이즈의 성당으로 바로 그거 단 하나만 우뚝 존재하는 그런 곳이었다.


워낙 점심을 거하게 먹어서인지 허기도 느끼지 못한 우리는 어머니 드릴 또 다른 매캐니즈 푸드 바칼라우 크로켓을 사들고 곧바로 호텔로 향했다.


호텔까지의 여정을 위해 택시잡기에 들인 노력과 시간에 대해선 생략하겠다. 워낙 사람들이 잘 안 찾는 곳이다 보니 택시잡기 또한 쉽지 않았다는 정도에서 끝내기로 하고...


호텔로 돌아온 우리는 어머니께 정말 안 가시기로 결정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말을 수 차례 건넸고, 그렇게 우리의 마카오에서의 3번째 밤이 다소 아쉽게 깊어갔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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