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가을이면 떠 오르는 노래~

by Serenitas

✉ 흐린 가을 하늘에, 손 편지 한 장

가을 하늘은 유난히 마음을 건드린다.
특히 흐린 날이면 괜히 더 그렇다.
괜찮다고 생각했던 기억들이

슬며시 얼굴을 내밀고,
그 순간 김광석의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가 머릿속을 울린다.


그 노래는 참 묘하다.

들으면 괜히 조용해지고,

한두 박자 늦게 숨을 쉬게 된다.
그리고 아무 일도 안 했는데도
괜히 무언가 지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젊을 때는 다들 뭔가를 열심히 생각하고,
어설프게 애쓰고, 자주 흔들렸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닌 것들이 그땐 꽤 큰일이었다.

요즘은 그런 진지함이 사라진 대신,

점심 메뉴 앞에서 진지해진다.

그리고 툭하면 예전 노래를 들으며
“에이, 그땐 왜 그렇게 복잡하게 살았을까” 하고 웃는다.


그래도 가끔은,

그 복잡했던 시절이 좀 그립기도 하다.
속마음을 종이에 꾹꾹 눌러쓰던 그 느린 시간.
그 시간 속의 내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을 테니까.

그래서 가끔은 생각한다.
가을엔,

손 편지 한 장쯤 써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편지지가 없어도 된다.
공책 한 장이면 되고,

글씨는 예쁘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건 글씨체가 아니라 마음의 결이다.


지금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한 장 써보자.
“요즘 잘 지내지?”,
“가을이 오니까 네 생각이 났어.”

이런 단순한 말들이 어쩌면 꽤 오래 남는다.

이제는 메신저 하나로도 모든 말이 오가는 시대지만,
그래도 손으로 꾹꾹 눌러쓴 글자에는
다시 꺼내 읽고 싶은 마음이 담긴다.

김광석은 말했다.
“난, 책을 접어 놓으며 창문을 열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그 말이 괜히 마음에 걸린다면,
올가을엔 진짜로 한 번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 이번 가을,

누군가에게 안부를 묻고 싶다면

한 통 써보자.

느린 만큼 따뜻하고,

쑥스러운 만큼 진심이 닿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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