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음과 적음 사이, 그 얇은 선 위에서
아침에 눈을 뜨면 마음속에서 작은 알람이 울린다.
“오늘은, 적당히.”
하지만 적당함을 지키는 일은 늘 어렵다.
밥을 먹을 때면 그 다짐은 가장 먼저 무너진다.
이미 배는 ‘충분합니다’라고 속삭이는데, 혀는 또 다른 의견을 낸다.
조금만 더. 결국 위장은 억울하다는 듯 끝내 반란을 일으키고,
나는 그제야 깨닫는다.
맛있음과 지나침 사이엔 생각보다 얇은 선이 있다는 것을.
사람과의 관계도 그렇다.
너무 멀면 마음이 닿지 않고,
너무 가까우면 마음이 스스로 설 자리를 잃는다.
적당한 거리는 누군가를 밀어내기 위한 벽이 아니라,
오래 보기 위해 세우는 울타리에 더 가깝다.
무너진 선은 편안함이 아니라 피로를 남기고,
그 피로는 결국 관계의 모양을 바꿔놓는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은 얼핏 절제를 요구하는 격언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우리를 배려하는 한마디에 가깝다.
무엇이든 넘치면 결국 모자람을 낳고,
적당함은 의외로 더 넉넉한 자리를 만들어 준다.
마음 한켠에 여백을 남겨둘 때,
그제야 삶의 좋은 것들이 조용히 스며든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삶은 어쩌면 늘 적정선을 찾아가는 여정인지도 모른다.
나에게 꼭 맞는 온도, 꼭 맞는 속도, 꼭 맞는 거리.
그 균형을 단번에 찾을 순 없겠지만,
적어도 오늘의 나는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이렇게 다짐해 본다.
넘치지 않게. 모자라지도 않게.
하루를 적당히 사랑하며 살아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