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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동분 소피아 Mar 02. 2018

화장실 책꽂이 그리고 신문꽂이 만들었어요.

화장실에서 책을 보는 남편을 위해...


솜씨도 없는 내가 무언가를 톱질을 하고, 못을 박고, 색칠을 하여 뭔가를 만들어 낼 줄은

나도 몰랐다.

그런 재주가 없었으므로...

그런데 귀농하고는 필요한 것이 있으면 서툴더라도 하나씩 만들기 시작했다.


귀농 주동자인 남편은 거의 대부분 책화장실에서 읽는다.

난 집중이 안되서 그런 일이 없는데 남편은 잘도 해낸다.

그렇게라도 읽으니 다행이다 싶어 거기에 건강 운운하며 토를 달지 않았다.

그러나 화장실에 책이 늘 서너 권씩 돌아다니고, 샤워를 어찌나 터프하게 하는지

그 책들은 목욕탕에 오래 있었던 손처럼 팅팅 불어 있기 일쑤였고, 거기에 들어갔다 나온 책은 제본이 다 뜯어져 옳은 게 없었다.

왼쪽은 전선 등을 넣어 고정하는 것 을손잡이로 쓰려고 색칠중이다.

아무리 내가 책장을 좋아한다지만 그렇다고 화장실에 책장을 들여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고민 끝에 생각해낸 것이 '책 서너 권만 꽂을 수 있는 미니 책꽂이를 만들어주자.'였다.

우선 내 리폼의 기본인  '되도록이면 집에 있는 나무를 사용한다'를 실천하기 위해 이 집을 지을 때 천장에 사용했던 루바를 잘라 새색씨처럼 색칠을 했다.

그 다음엔 책을 넣을 상자에 색칠을 하고, 등판이 되는 부분에 냅킨 아트로 포인트를 주었다.



나무에 몇 번의 색칠이 끝나고 냅친 아트로 멋을 냈다.

냅킨 아트로 붙인 그림은 유럽풍이다.

유럽에 배낭여행 갔을 때나 배움의 길을 떠났을 때나 난 그 프로방스풍에 눈이 돌아가기 일쑤였다.

그 강렬한 충격(?)때문인지 리폼 역시 그런 풍경을 연출하게 된다.


그리고 나무 상자와 등판을 이어주었고, 나무 상자 앞이 밋밋하여 아까 색칠해둔 공갈 손잡이를 달아주니 한인물이 난다.

마지막으로 물에 강하라고, 그리고 페인트를 보호하기 위해 바니쉬를 칠해주었다.

남편 화장실에 넣어줄 미니 책꽂이 완성이요.


이번에는 신문과 고지서 꽂이를 만들 차례다.

산골에 신문이 매일 배달되다 보니 농사철에는 일일이 읽을 재간이 없다.

그러다 보면 쌓이고, 신문과 고지서가 함께 오기 때문에 고지서를 한참 지나서야 발견하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했다.


신문꽂이 역시 나무 상자에 나무 등판을 재단하여 페인트칠을 한 다음 상자에 붙이면 된다.

그리고 위에 한 인물 나라고 냅친 아트로 분위기를 띄우니 한결 멋있다.

이제 책도 꽃자보고, 신문과 고지서도 꽂아보았다.

신문도 신문이지만 고지서가 오면 바쁘다 보니 쌓아놓는다.

제 때 공과금을 낸 적이 거의 없다.

늘 기한이 지나고 나서 발견하고...ㅠㅠ

그래서 앞에는 고지를 꽂고 뒤에는 신문을 꽂도록 칼같이 구분해 만들었다.

왼쪽의 화장실용 미니 책꽂이를 완성해서 책을 끼우니까 읽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난다.

다음에는 무엇을 꼬물락거려 만들어줄까??

기대감이 솔솔 산골을 휘감는다.


산골 다락방에서 귀농아낙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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