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잎으로 갈치를 찌다.

금강소나무 군락지에 사는 행운

by 배동분 소피아

내가 귀농하여 살고 있는 곳은 금강송군락지로 500년된 소나무가 있는 유명한 곳이다.

솔잎이야 예로부터 워낙 효험이 알려졌으니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우리집 주위도 사방이 금강소나무지만, 2만평에 달하는 소나무 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튼실한

솔잎을 채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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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갈치를 솔잎에 찌기로 했다.

송편에 솔잎이 빠지면 송편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옛분들은 솔잎을 애용했다.

송편을 할 때 솔잎에 찌면 솦잎에 들어 있는 탁월한 피톤치드가 각종 세균 등을 막아주기 때문에 송편이 쉽게 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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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잎을 따기 위해 소쿠리를 들고 우리 산으로 올라갔다.

동백이파리처럼 솔잎이 반질반질하다.

소나무군락지이기 때문에 물론 가을이면 그 귀한 송이도 난다.

햇살이 많이 들고 공기가 청정한 곳에서 자라 솔잎이 진한 녹색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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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잎은 아무 곳에서 채취하면 안된다.

솔잎혹파리 약을 방제한 곳에서는 금물이다.

그래서 솔잎을 채취할 때는 아름드리 굵은 소나무보다 적당한 굵기의 소나무를 선택하여 솔잎을 딴다.

딴 솔잎은 흐르는 물에 한동안 담가두면 남아 있을지도 모를 송진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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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를 씻어 통풍이 잘 드는 반그늘에 몸을 살짝 말린다.

그런 다음 삼발이 위에 솔잎을 깔고, 그 위에 갈치를 놓고, 다시 솔잎을 깔고 갈치를 놓은 다음 찐다.

생선을 솔잎에 찌면 솔향이 비린내를 잡아주기 때문에 더없이 좋을 뿐더러 쉽게 상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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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팁은 생선을 앉히고 물을 끓이기보다 끓는 물에 삼발이를 앉히고 생선을 찌면 생선의 진액이 덜 빠진다.

환한 초록색이던 솔잎이 우중충해지면 다 익었다고 보면 된다.

솔잎에 생선을 찌면 생선살이 흩어지지 않고 탱글탱글 탄력이 있다.

생선을 찍어 먹을 간장은 20년이 되어 가는 집간장으로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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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집간장이 오래 되면 엄청 짤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짜지도 않고 맛이 깊기 때문에 우리집 귀농 주동자인 초보농사꾼은 국수 양념장이나 미역국이나 모든 나물류를 무칠 때 이 간장을 넣어주면 아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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