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아낙의 소꼽놀이 리폼이야기
귀농하고 알았다.
내가 이런 것도 할줄 알았다는 사실을...
그러니 귀농은 신통방통하다.
무재주인 내가 만들고 내가 놀라고 사는 일이 리폼이다.
리폼을 하다보면 어린시절로 돌아간 느낌 속에 시간을 보낸다.
이 색을 칠하면 어떤 분위기가 날까부터 시작해서 여기에 이 손잡이를 달면 또 어떤 느낌이 날까 등 모든 것이 설레고 기대감에 부푼다.
그래서 그렇게 쭈그리고 앉아 사포질을 하고, 못을 박고, 나무를 자르고, 거기에 형형색색으로 칠까지 하느라 시간가는줄 모르는 것같다.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게 리폼만 그렇다고 볼 수는 없을거다.
뜨개질이 그렇고, 자수를 놓는 일 등도 이와 비슷한 기분일 것이다.
하지만 리폼은 칠만 하는 게 아니고 뭔가를 만들고, 헌 물건을 새로 태어나게 하는 등의 또 다른 기쁨이 있어서 머리가 복잡할 때는 어떤 녀석을 손볼까 궁리하게 된다.
오늘 소개할 것은 작은 문이다.
굳이 이 작은 문을 달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왠지 빨간머리 앤이나 삐삐머리 소녀가 드나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작은 문을 만들어 달았다.
이 문을 만들 때만 해도 리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다.
그러다 보니 좋은 나무를 사서 하지도 못했고, 이렇게 옥외에 설치하는 문인데 페인트칠이 바로 비바람과 햇살에 변하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다.
그래서 포기하려다 만들었다.
‘해보는거야~~~’
집에 있는 별로 튼튼하지 않은 나무지만 그것을 쓰기로 했다.
나무를 자르고 피스를 박고 그리고 칠을 했다.
이곳이 워낙 바람이 심한 곳이니 바람으로 인해 문이 춤추지 않도록 작은 고리를 박았다.
그리고 군데군데 냅킨 아트로 포인트를 주었다.
귀엽다.
혼자 만들고, 혼자 칠하고, 혼자 만족해한다.
리폼은 그렇다.
귀농은 이렇게 혼자서도 잘 놀아야 한다. ^^
“똑똑똑!!”
“누구세요?”
“빨간머리앤이예요.”
“어서 들어오세요”
나 이러고 논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