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아낙의 리폼놀이
가구배치 등을 를 공깃돌 놀리듯 재배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런 일이 엄두가 안나 몇 년을 벼르는 사람이 있다.
내 경우는 후자다.
거실 한 면에 TV가 있고 그 아래의 풍경이 늘 지저분해서 맘에 걸렸다.
초보농사꾼이 영화볼 때 필요하다며 설치한 4대의 스피커가 거실 네 구석마다 하나씩 길다랗게 서있고, 그것을 관장하는 장치하며 거실 곳곳이 전깃줄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귀농하자마자부터 살았던 오두막을 헐고 지금의 집을 지어 입주할 때부터 그 배치가 맘에 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집을 짓고, 정신없이 짐을 들이고, 배치를 해도 망설여지곤 했다.
이 배치가 최선일까?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그대로 배치를 했다.
짐정리가 끝나면 다시 생각해보자는 생각으로...
그게 몇 년의 시간을 잡아먹었다.
이제 시작해보자!!
워낙 산골 거실에 책들이 많아 문제였다.
사방이 책꽂이고 사진 외에도 또 책꽂이가 있는데도 다시 바닥에 책이 쌓이기 시작했다.
우선 TV 아래의 그곳을 나무와 벽돌로 낮은 책꽂이로 만들고 그 위에 간단한 음향기기만 올려놓기로 했다.
나무는 오래 전에 초보농사꾼이 나무를 제재소에 가서 두껍게 켜다 주었고 창고에서 오래 말렸다.
그것을 쓰면 되느니데 자르는 게 문제였다.
무거워서 혼자의 힘으로는 부쳤다.
그러나 이런 것 하면서 초보농사꾼을 부르는 일을 잘 안한다.
혼자 이리 해보고 저리 해보는 게 좋다.
결국 그 무겁고 큰 나무를 잘랐다.
사실 그 긴 나무를 그 정도의 길이로 자르면 짜투리가 어정쩡하게 남아 많이 망설였다.
나무가 아까워서...
그거 아까워서 더 늦어졌기 때문에 과감히 잘라냈다.
그런 다음 거칠한 나무를 팔이 떨어져 나가도록 사포질해야 했다.
그래야 페인트칠을 스폰치로 하기 때문에 일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페인트칠을 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쓰던 페인트라 나무판 하나를 칠하니 한 통을 다 썼다.
미리 사두었던 페인트 새 통을 헐어 칠해보니 색이 영 딴판이다.
분명 ‘딥파인’색 맞는데 너무 심하게 옅은 색이었다.
얼굴이 달아오르도록 옅은 색이 싫었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겨자색이 아니지만 몇 번을 더 칠하고, 더 칠해서 이거지로 마음을 달래야 했다.
리폼을 하다보면 삶의 단면과 닮아 있다.
분명 문제될 게 없던 일이 생기고 마음을 달래서 어찌어찌 넘어가고 말이다.
그 다음은 벽돌이다.
벽돌은 초보농사꾼이 재활용한다며 얻어온 것을 사용하기로 하고 수세미로 빡빡 문질러 닦았다.
그리고 해바라기는 필수!!!
송판이 세 개가 필요했고, 두 개는 겨자색으로 칠하고 나머지 하나는 초록계열로 칠했다.
그리고 마지막 마감으로 바니쉬를 세 번 칠한 것으로 끝~~~
페인트가 마르고 거실로 옮겨와 책꽃이를 만들었다.
책을 꽂는데 아이들과 이 책들을 함께 읽고 토론했던 모습이 떠올라 코끝이 찡해졌다.
초보농사꾼이 영화를 잘 안보는 관계로 그에 필요했던 스피커와 장치 등은 모두 떼내어 방처럼 꾸민 컨테이너에 치웠다.
드디어 완성이다.
‘바로 이거야!!’
그 옹알이를 몇 번을 했던가.
‘바로 이거야!!’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