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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동분 소피아 Feb 01. 2018

효소항아리의 집, 미니 문짝 만들기  

귀농아낙의 산골이야기

나는 원래 리폼이라든지, 뭔가를 만드는 재주는 없다.

그렇게 알고 귀농생활을 했다.

그러느라 삶이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산골에서는 뭐만 고장나도 사람을 부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사람을 혹여 부른다손 치더라도 출장비가

귀농 전 서울살 때의 몇 배다.

거리가 있기 때문에 출장 자체를 꺼린다.

귀농할 때부터 효소(발효액)을 만들어 판매했기 때문에

숨쉬는 옛날 항아리가 무지 많다.

효소실은 내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그런데 개복숭아효소(발효액), 산야초효소(발효액), 쇠비름효소(발효액) 등을

만들어 발효시키고, 숙성시키는 곳에 작은 미니 문이 꼭 필요했다.

그런데 재주가 있어야지.


여기서 한가지 우리집 초보농사꾼은

나보다 더 손치다.ㅜㅜ

창문이 있지만 수시로 큰 문을 열어 전체적인 환기를

시켜 줄 때가 많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강아지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지키고 있는 수 밖에 없었다.

미니 문이 있었으면 하고 얼마나 갈망했던지...


그러던 어느 날,

용기가 생겼다.

'해보다 안되면 말지 뭐. 일단 저질러보자.'

귀농이 이렇게 손재주 없는 사람을 용감하게 만들줄이야.


앞서 만든 거라곤 우체통 뿐이어서 할 수 있을지 나도 의문이었다.

아마도 내가 리폼이라는 것을 하고 이 미니 문이 두번 째인가 그럴 것이다.

내 리폼의 기본 원칙은 되도록이면 집에 있는 나무 등을 이용한다는 거다.

그래서 지금 집을 지을 때 천장에 사용하고 남은 루바를 쓰기로 했다.

내가 원하는 미니 문의 높이를 계산하여 자른 다음

파스텔톤의 무지개 색을 칠했다.

문제는 저 판넬에 나무를 어떻게 붙이느냐였다.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은 고민이었다.

피스 하나만 있으면 되는 일인데 뭣도 모르는 난 그게 그렇게도 고민이었으니..

(MBC <금요와이드> 방송에 나왔을 때의 효소실)

미니 문을 달고 나니 효소실이 한결 멋져 보인다.

'궁하면 통한다'는 말은 진리다.


산골 다락방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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