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가을한 날, 방아잎 장떡 만들기
봄에는 주로 노랑으로 시작하는 꽃들이 여름으로 가면서 핑크가 주류를 이룬다.
산골의 꽃밭에 하늘하늘한 핑크빛 꽃들이 온통 깔릴 즈음 하얀 마가렛과 불두화가 깐깐한 얼굴로 가벼움을 정갈함으로 분위기 변신을 시킨다.
꽃들은 자기들끼리 서로서로 꽃밭의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
그럴 즈음 또 다른 분위기의 꽃이 등장한다.
다름 아닌 방아꽃이다.
토종허브인 방아는 곽향, 배초향, 방애 등의 이름으로 함께 불리는 데, 생명을 연장시켜 준다고 하여 연명초라고도 한다.
방아의 특징은 허브 중에서도 유독 향이 아주 독특하고 진한 허브다.
한동안 줄기와 잎으로 키만 키우다가 어느 한 날 꼭대기에 보라색의 길쭉한 꽃을 피운다.
산골 꽃밭에 보라색 꽃이라고는 제비꽃, 미스김 라일락과 매발톱꽃, 미니 팬지 등인데 방아꽃은 같은 보라계열이라 하더라도 그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뭐랄까.
타샤 할머니의 정원에서 본 서양꽃 분위기다.
방아, 곽향, 배초향의 효능은 면역력을 높이고, 감기, 우울증, 고혈압, 노화방지, 소화불량, 고혈압, 위보호 뿐만 아니라 구강건강과 입냄새제거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아로 장떡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경상도 지방에서 많이 해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아잎 장떡 만드는 법>>
준비물-- 방아잎, 두메부추, 청양초, 두부, 양파, 고추장, 된장, 부침가루, 물, 식용유
1. 우선 메인 재료인 방아잎을 채취한다.
2. 산골에 두메부추가 있기 때문에 두메부추를 함께 넣기로 하고 텃밭에 잽싸게 올라가 부추를 따왔다.
3. 방아잎과 두메부추를 씻은 다음 물기를 뺀다.
4. 청양초를 잘게 썰어 넣으면 매콤한 기가 혀끝을 자극하여 방아잎장떡의 맛을 업시켜 준다.
5. 두부의 물기를 뺀 다음 넣어주면 고추장, 된장의 조합에 고소함을 더해 준다.
6. 계란은 옵션이다. 나의 경우 장떡에는 계란을 잘 안넣는 편이다.
7. 양파도 잘게 다져준다.
8. 물기를 뺀 재료에 부침가루와 고추장과 된장, 물을 넣고 잘 버무려준다.
된장과 고추장의 비율은 가족들의 입맛에 맞게 하면 정답이다.
9.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부치면 된다.
양파는 옵션이다.
꼭 넣어야 하는 것이 아닌데 유기농 양파를 선물로 받아서 넣어주었다.
보기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맛은 그렇지 않아 자꾸 먹게 된다.
방아는 허브 중에서도 향이 진하기로 유명하다.
그렇게 향이 진한 것을 잠재우기 위해 우리네 옛분들이 된장과 고추장의 조합을 생각해 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무슨 부침이에 된장과 고추장을 넣을까 라고 의아해 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 조합이 아주 기막힌다.
된장과 고추장을 넣기때문에 부침이지만 느끼하지 않고 맛이 깔끔하다는 게 특징이다.
토종허브인 방아는 독특한 향으로 향신료로 사용되는데 추어탕이나 생선매운탕에도 넣는다.
잡냄새 제거를 위해서...
대부분의 지역에서 7월 중순에 꽃을 피울 때, 내가 사는 산골은 8월 중순에 방아꽃이 핀다.
비오는 어느 가을 날, 방아잎 장떡 부쳐 드시면 가을이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