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주, 나는 아직도 결정을 못 했다
33주가 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분만 방법을 정하지 못했다.
자연분만을 할지,
제왕절개를 할지.
생각은 계속 맴도는데
결론은 나지 않는다.
주변에서는
나이도 있고 체구도 작으니
제왕절개를 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말한다.
“괜히 고생하지 말고 수술해.”
“요즘은 다 제왕절개야.”
듣다 보면
그게 더 안전하고, 더 현명한 선택처럼 느껴진다.
나 역시
그래야 하나 싶다가도
선뜻 마음이 가지 않는다.
차라리 병원에서
“수술하세요.”
하고 딱 잘라 말해주면 좋겠는데
의사는 가능성만 이야기할 뿐
결정은 내 몫으로 남겨둔다.
아이의 몸무게는 주수보다 조금 크다고 하고,
나는 체구가 작은 편이라
자연분만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왕절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해주지는 않는다.
37주쯤 내진을 해보고
골반과 아이 상태를 보며 결정하자고 했다.
그 말은 곧,
지금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다.
맘카페와 커뮤니티를 수없이 들락거렸다.
“자연분만 추천해요.”
“회복이 빨라요.”
“한 번은 겪어봐야죠.”
또 어떤 글에는
“노산이면 그냥 제왕 가세요.”
“괜히 고생하다가 응급으로 수술 들어가요.”
읽을수록 더 헷갈렸다.
요즘은 제왕절개 비율이 높다고 한다.
임신하는 순간부터
수술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는 산모도 많다고.
수술인데,
배를 여는 건데,
그게 왜 이렇게 자연스러운 선택처럼 이야기될까.
정말 제왕절개가 더 쉬운 걸까.
자연분만을 고집했다가
진통만 오래 겪고
결국 수술로 넘어가면 어쩌지.
그때 가서
“처음부터 수술할 걸”
후회하면 어쩌지.
반대로
겁이 나서 수술을 택했는데
나중에
“한 번은 해볼 수 있었는데”
아쉬워하면 어쩌지.
생각은 끝이 없다.
사실은 둘 다 무섭다.
진통을 온몸으로 견뎌야 하는 것도 무섭고,
마취를 하고 배를 절개하는 것도 무섭다.
흔히들
자연분만은 선불제,
제왕절개는 후불제라고 말한다.
자연분만은 한 번에 크게 아프고
회복은 빠르다고 하고,
제왕절개는 출산 순간은 비교적 덜 힘들지만
그 이후가 더 고통스럽다고도 한다.
입원 기간도 다르고,
수술비도 차이가 난다.
머리로는 계산이 되는데
마음은 계산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원장님이 혹시 모를 일정 때문에
제왕절개 날짜를 임시로 잡아두긴 했다.
캘린더에 적힌 그 날짜를 보면
마음이 이상하게 조용해졌다가
또 금세 복잡해진다.
정해진 것 같으면서도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느낌.
이 모든 걸
우리 아기가 결정해 주면 좋겠다.
결국 분만 방법은
아기가 정한다는 말도 있지 않던가.
나는 그저
어떤 방법이든
내가 크게 다치지 않고,
아이가 건강하게 나오길 바랄 뿐이다.
자연이든, 수술이든
결국 우리는
같은 날을 향해 가고 있다.
아직은 모르겠다.
다만
그날이 조금 덜 무섭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