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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피아 Dec 31. 2020

행운을 보는 지혜

《피오나가 가져다준 행운》- 테레사 베이트먼 글, 켈리 머피 그림

행운이 가득한 마을에 사람들이 늘어나자 행운을 뺏길까 봐 두려웠던 요정들이 사람들 몰래 행운을 모두 가져가 버렸습니다. 사람들은 불행한 날들을 보냈고 이것이 요정들의 짓인 것을 안 피오나는 지혜를 통해 사람들에게 다시 행운을 돌려다 줍니다.


행운은 언제나 늘 우리와 함께 있었다.


행운이 항상 내 주변에 가까이에 있지만 나의 현재 상황에 눈이 멀어 그것을 알지 못했다. 오히려 불행한 상황만 바라보며 나는 불행해, 행운 따위는 나에겐 없어 라고 자책하며 지냈던 시간들도 있다.

누군가는 말했다. 준비된 자에게 세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그 세 번의 행운이 왔을 때 나는 알아챌 수 있을까? 이미 세 번이 왔는데 나는 그걸 모르고 지나치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내가 생각하는 첫 번째 행운은 내가 마음고생 끝에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이고, (이건 행운보다 기적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두 번째 행운은 두 아이가 동시에 병설유치원에 당첨이 돼서 1년에 둘이 합쳐 천만 원 가까이 되던 사립유치원 원비를 안내도 됐을 때이다. 이때 로또 되는 것보다 기뻤었고 신혼 때 이후로 편지 한 통 없던  남편은 나에게 장문의 카톡으로 사랑의 마음을 가득 담아 고마움을 표현했다. 아직 내가 생각하는 세 번째 행운은 오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브런치 작가가 된 것이 세 번째 행운일 수도 있겠다.


각자가 생각하는 행운의 크기는 모두 다르기에, 누구는 작은 행복만으로도 기뻐할 것이고, 누구는 일확천금을 바라며 기다릴 수 도 있다. 나는 아직 준비가 안되어있기에 행운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어쩌면 행운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순간이 행운이 아닐까?

잘 자고, 잘 먹고, 잘 놀고, 나의 할 일이 있고, 나의 생활이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지금이 행운이 아닐까?  


행운(幸運) : [명사] 좋은 운수, 행복한 운수

 

행운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사실 행복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우리가 행복을 느낄 때 그게 행운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피오나가 사는 마을에도 행복이 넘쳐서 사람들에 몸에 부딪칠 만큼 행복이 곁에 있었는데 사람들은 불행만 남았을 때 비로소 행운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도 행복할 때는 모르다가 막상 없어져야 그 행복의 소중함을 알게 되지 않는가.


행운을 찾는 피오나의 지혜


행운을 다시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피오나는 행운보다 지혜를 믿는 다고 했다. 피오나가 믿는 지혜는 무엇일까? 어쩌면 나무상자에 행운이 갇혀 못 나온 것처럼 사실은 우리가 마음의 문을 열고 행복하다고 나에게는 행운이 있다고 믿어야 하는 것이 피오나가 말하는 지혜인 것 같다.

피오나가 지혜를 발휘해 구멍을 냈고, 그 구멍을 통해 행운이 새어 나오게 되었듯이 우리에게도 굳게 닫친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구멍이 필요한 것 아닐까? 그런 구멍처럼 나에게 연결고리가 되어줄 필요한 무언가, 그게 귀인을 만나든, 스스로 깨닫고 용기를 내든 어떤 계기를 통해 나의 마음을 열어야 행운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행운을 빼앗길까 봐 마음 졸이는 것, 나만 꽁꽁 숨겨두고 간직하고 싶은 것도 그만큼 소중하고 귀한 것이기에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이다. 


나의 행운, 나의 행복은 바로 지금 내 가족이 건강하고 내가 그림책을 통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이다.


지혜의 성인 소피아


천주교 신자인 내가 2년 전 세례를 받기 위해 세례명을 고를 때 운명처럼 보게 된 그림 한 장.

신덕(믿음), 망덕(소망), 애덕(사랑)을 상징하는 세 딸을 품에 안고 있는 지혜의 성인 소피아의 모습을 보며, 내가 꿈꾸던 지혜로운 아내, 엄마, 여자로 살고 싶은 마음과 나와 함께 사는 세 남자(믿음= 남편, 첫째 = 소망, 둘째=사랑)가 겹쳐져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선택 후에는 워낙에 만화 주인공으로 소피아 공주가 유명해서 어린 친구들과 농담 섞인 장난도 주고받아야 했지만 내 가정을 위해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 그래서 더욱 행운 가득한 날들을 보내기 위해 나는 오늘도 나를 찾아가며 노력하고 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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