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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a kim Aug 05. 2023

캐나다 생활 6년 차 이야기의 시작.

코로나 때문인지 토론토의 혹한기 때문인지 벌써 캐나다 생활 6년 차.

2016년 6월,

아무 생각 없이 결정한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목표가 있었다? 그것도 아니었다.


그저 한국에서의 생활이 지겨웠다고 해두자. 대구에서 태어나서 쭈욱 대구에서 살다 한 번씩 서울을 갈 때면 여기는 내가 살 곳은 못된다라고 느끼다가 또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잠깐 하다가 문득 이건 또 너무 우물 안 개구리가 된 거 같다 그랬다가.


맞다. 이도저도 아닌 그저 그런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대학생 때 미국에서의 인턴 생활을 했던 그것이 너무 그리워졌다. 그때의 지나친 열정. 먼가 도장 깨기 하듯 매일매일 주어지는 챌린지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살았던 그때가.


미국의 인턴쉽 이야기는 다음을 위해 미뤄두고, 그렇게 26살, 다시금 해외생활을 다짐했다.


캐나다에 와서 사람들을 만나보니 저마다의 목표와 기대들로 가득 차 보였고, 그에 비해 나는 딱히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대부분의 유학생들과 비슷한 코스로 어학원을 다녔고 영어가 느는지는 체감할 수 없었고, 빠듯한 생활비를 어떻게든 벌어보고자 이력서를 돌려가며 파트타임을 찾고 일하기 시작했다.


처음 토론토에 왔을 때 그래도 오자마자 홈스테이에서 살았고 좋은 필리핀 가족을 만나 이것저것 다양한 캐나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캐나다는 뒤지게 일해야 한다. 세컨드잡이 필수.’ 그땐 왜 저래 다들 열심히 살까 싶었는데 지금은 격하게 공감한다. 캐나다의 삶은 한국에서의 삶보다 일단 돈이 많이 필요하다. 본인 소유의 집이 없다면. 버는 족족 미친 렌트비 마녀가 다 가져가니깐.


그렇게 토론토의 생활이 어느 정도 적응 될 때쯤, 컬리지를 다녔고, 영어를 하기 위해 성향까지 바꿔가며 캐네디언 친구들을 사귀기 시작했다. 안 들리는 영어를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했다기 보단, 그저 알아듣는 척하며 어찌어찌 붙어다닌거 같다. 나는 소심쟁이니깐. 그래도 아직도 연락하는 착한 친구 한 명은 있다. 케이팝에 감사인사를 표하고 싶다. 그 덕에 친구를 쉽게 사귀었다고도 볼 수 있으니.


학교생활을 잘 마치고 영주권이 지원되는 회사를 다행히 만나 속전속결로 영주권을 진행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이 나라에 계속 살게 될 거라는 기대나 욕심은 없었다. 회사가 지원해 준다니 그래 일단 받아나 보자 그런 마음뿐. 지금 생각하면 참 잘한 일이다 싶다.


영주권을 취득하고 나서 그나마 큰 목표가 생겼다. 캐나다까지 왔으니 마케팅 에이전시에 들어가 보자. 캐네디언들로 가득 찬 곳! 그전 회사는 한인회사였기에 캐나다 생활에 의욕이 없었던걸 수도.


그렇게 2019년, 지금의 회사인 마케팅 에이전시에 컨텐츠 크리에이터로 이직에 성공.


내가 꿈꾸던 대리석 책상, 맥 컴퓨터로 줄지어있는 회사, 또다른 작은 영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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