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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a p Dec 13. 2020

[시] 젖

눈을 뜨지 않아도

너는 나를 알아보더라.     


마치

한몸이었던 그 때를 기억하는 듯

엄마 냄새만 맡으면

어찌나 입을 옴싹대며 칭얼거리는지.     


어미 몸이 성하질 못해

빨고 남은 젖 몇방울 뿐이련만

그래도 용쓰며 입에물고 버티는 걸 보면

대견하다 해야 하나,

측은하다 해야 하나.     


내 네가 낯설때도 있었다.

분명 내 몸이 낳은 너인데도

젖을 물고 있는 널 보면서

어리둥절 할 때가 있었다.    


모성은 본능이 아니었는지

네가 가슴에 파고들어

젖꼭지에 난 상처가 아물어 가면서

엄마의 마음도 더 단단해지더라.


젖이 없으면 잠 못드는 너처럼,

나도 네가 없으면

못 살게 되었다.   


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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