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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a p Sep 08. 2022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하는 법

대화의 기술

내 초등학교 친구가 결혼을 한다며 소식을 알렸다. 오랜만에 친구가 소식을 알려와서 기분 좋게 축하해 주었다. 그리고 며칠 후에 카톡을 보니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간 것 같았다. 나는 결혼 잘했느냐고 신혼 첫날밤은 어떻게 보냈느냐고 했다. 친구는 쿨하게 “진짜 첫날밤도 아닌걸 뭐.” 해서 웃었다.


그리고 신간이 나오자 친구에게 알렸는데 대답을 안 했다. 서운한 맘에 “축하 안 해줘?” 했더니 “너는 소식도 없다가 신간 나오니 연락하냐?”며 쏘아붙였다. 나는 “결혼한다고 소식도 없다가 연락한 건 너다. 그러면 앞으로 쌩까다가 필요할 때만 연락하고 지낼까? 신혼여행 사진 보고 첫날밤 농담했던 거 생각 안나냐?” 했더니 “너는 축의금도 안 보냈다.” 하는 거다.


거기서 축의금 때문에 그러냐고 쏘아붙였으면 싸움이 나는 거다. 그러나 나는 친구의 입장에서는 서운 했을 수도 있겠다며 먼저 사과했다. 그리고 축의금을 십만 원 보냈다. 그러자 그때는 자신이 싹수없게 말한 것 같다며 맞사과 했다.


그리고 종종 연락하던 동생이 블로그를 해서 서평을 좀 써달라며 부탁을 했는데 연락을 무시했다. 두세 번 부탁을 하다가 “하기 싫으면 하지 마”라고 쓰니 바로 “그래”하고 답장을 해왔다.


내 입장에서는 아는 동생이 연락을 쌩까서 화가 난 상황이었지만 화를 가라앉히고 할 말을 한 단계 순화해서 정리했다. “내가 이렇게 이렇게 부탁을 했는데 네가 무시해서 서운했다. 그냥 바빠서 못하겠다 책 읽을 상황이 아니다 정도만 답장을 했어도 기분이 상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랬더니 그 동생이 “일부로 무시한 게 아니고 회사일로 바쁜 상황이었다. 기분 나쁠 줄 몰랐다.”하며 먼저 사과를 했다.


사람 대하는데 어떤 언어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싸움이 나기도 하고 살인이 벌어지기도 한다. 나는 이제 나이가 들어 상대방을 기분 나쁘지 않게 설득하여 사과를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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