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오성의 영민한 처세술
오성의 처가살이는 장인 권율 대감의 집에서 평화롭지만은 않았습니다. 권율에게는 아내 권씨 부인이 있음에도 집안의 여종 한 명을 유달리 총애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는 권씨 부인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부인의 질투와 화가 극에 달하자 권율은 일시적으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집안의 낡은 창고로 들어가 스스로 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았습니다. 좁고 답답한 창고에서 꽤 오랜 시간 머물렀던 권율의 난처한 상황과 이를 한 발짝 떨어져서 여유로운 시선으로 지켜보던 사위 오성의 태도는 묘한 대조를 이루었습니다. 이 장면은 오성이 단순히 가문의 일원이 아니라 외부인의 시선으로 권력자의 인간적 번뇌를 관찰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가정 내의 은밀한 갈등 외에도 오성을 둘러싼 크고 작은 정치적 시험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조정 신하들은 오성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한 계략을 꾸몄습니다. 그들은 몰래 삶은 달걀을 각자 주머니 속에 숨겨 두었다가 임금의 명령에 따라 동시에 꺼내 바치라는 모의를 했던 것입니다. 이들의 목표는 달걀이 없는 오성을 망신주고 그의 위엄을 떨어뜨리는 것이었죠. 오성은 처음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신하들의 의도를 기민하게 파악했습니다. 그는 지체 없이 달걀을 가져오라는 임금의 명령에 마치 한 마리의 닭이 된 듯 당당하고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꼬끼오"하고 우는 소리를 내며 재치 있게 반격했습니다.
이 예상치 못한 오성의 반응에 조정은 순간 정적이 흘렀습니다. 오성은 단순한 장난꾸러기가 아니라 위기 상황을 유연하게 넘기고 자신을 향한 공격을 웃음으로 되받아치는 뛰어난 재치와 처세술을 지닌 인물임을 모두에게 입증한 것입니다. 논어에서 君子不重則不威(군자부중즉불위) 즉 '군자는 무게가 있지 않으면 위엄이 없다'고 말했지만 오성은 무거운 권위가 아닌 영민한 재치로 오히려 자신만의 독특한 위엄을 만들어 냈습니다.
심지어 당시의 왕인 선조 임금까지 이 장난스러운 시험에 가담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임금의 직접적인 명령으로 신하들이 숨긴 달걀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오성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의 기지 넘치는 대응은 모든 신하들을 박장대소하게 만들었고 그들은 더 이상 오성을 놀릴 수 없었습니다. 권율 가문 내의 사랑과 질투 그리고 조정 신하들의 권력 다툼과 견제 속에서 오성의 지혜로운 행동은 그에게 안정적인 지위를 가져다주었을 뿐 아니라 그를 더욱 존중받는 인물로 만들었습니다.
오성의 이러한 처세술은 논어 過而不改 是謂過矣(과이불개 시위과의) 즉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을 잘못이라 한다'는 가르침과도 연결됩니다. 오성은 자신이 직면한 상황이 잘못된 계략임을 깨달았을 때 그것을 그대로 두지 않고 창의적으로 대처하여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소극적으로 방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그의 뛰어난 지혜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의 이야기는 역경 속에서도 유연함과 강인함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간 지혜로운 삶의 본보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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