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를 통해 보는 오성과 한음] 31

31. 진솔한 소통과 인간관계의 기록

by sophia p

오성과 한음은 전쟁과 정치 혼돈 속에서 진솔한 편지를 주고받으며 삶과 우정의 무게를 나누었습니다. 한음이 보낸 110여 통 편지 중 77통이 오성에게 닿았고 이는 두 사람 관계가 단순 공적 차원을 넘었다는 확증이 됩니다. 반대로 오성이 한음에게 쓴 편지는 단 한 통도 없다는 점에서 한음이 오성에게 더 많이 의지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편지에는 서로를 ‘형’이라 부르며 가까운 사이다운 친밀감이 녹아 있습니다. 정형화된 문장이 아닌 일상어와 때론 짜증 섞인 감정이 묻어난 문자에서 두 사람의 생생한 소통이 드러납니다. 특히 한음은 자신의 몸과 마음의 고통을 터놓으며 마음의 짐을 편지에 담았습니다. 오성은 묵묵히 이런 고충을 받아내고 위로하며 현실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습니다.


한편 편지에는 다툼과 서운함도 숨겨져 있습니다. 한음은 오성에게 자신의 답답함과 불만을 솔직히 토로했습니다. 예컨대 “형마저도 몰라주시니 답답합니다”라는 말은 서로 간 오해와 인간관계의 긴장감을 드러냅니다. 오성은 그런 날카로운 마음까지도 품으며 동료애로 받아들였습니다.


하루는 한음이 오성에게 조정에서 겪은 곤란한 일과 그에 대한 오성의 대응을 언급하며 속상함을 토로했습니다. 또 다른 편지에서 오성은 한음에게 엄격하지만 진심 어린 질책을 한참 후에 보냈는데 한음은 그 편지를 받고 후회와 반성을 담은 답장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서로의 감정이 담긴 편지는 갈등과 화해의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주었습니다.


논어에는 “朋友切切(붕우절절)”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친구는 때로 엄하고 새침할지라도 진실한 마음으로 서로를 돕고 이끈다는 뜻입니다. 두 사람의 편지는 이 절절함을 가장 잘 드러내며 단순한 우정을 넘어 굳건한 지지와 인격적 성장을 가능케 했음을 알려줍니다.


오성과 한음의 편지는 조선 시대 지식인이자 선비들이 어떻게 서로의 고통과 삶을 진지하게 공유하고 위로하면서 동시대 현실을 헤쳐 나갔는지 잘 보여주는 살아 숨 쉬는 귀한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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