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를 통해 보는 오성과 한음] 30

30. 오성의 붓끝에서 되살아난 이순신

by sophia p

조선 중기 왜적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구한 불멸의 영웅 이순신. 그는 조선의 바다를 지킨 성웅이자 백성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위대한 인물이었습니다. 임진왜란이 남긴 영웅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공적을 기리고자 전쟁이 끝난 뒤 충민사가 세워졌습니다. 선조는 당대 최고의 문장가이자 이순신 장군과 깊은 인연이 있던 오성에게 이순신을 위한 글을 맡겼습니다. 오성은 이미 동래성 송상현 열사를 위한 글을 통해 탁월한 필력을 인정받은 바 있었습니다. 보통 이런 추모글은 고인의 출생과 위대한 공적 그리고 드라마틱한 일화를 담아 칭송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성의 글은 단순한 찬사를 넘어선 깊은 통찰을 담고 있었습니다.


오성은 《충민사기》를 통해 이순신 장군이 전쟁 중 적의 총탄을 맞으면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고 칼로 총알을 막아내는 등 믿기 어려운 용맹한 일화들을 생생하게 기록했습니다. 나아가 나라에 이롭게 군사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주저 없이 나섰고 맛있는 음식이나 유흥을 즐기지 않으며 오직 군인의 본분에만 충실했던 이순신의 강인한 정신력을 가감 없이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기록들은 이순신 장군을 이해하는 중요한 사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성은 이순신을 평가하며 그저 칭찬 일색으로만 그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묘한 색(色)’이라는 독특한 표현을 사용하여 이순신을 이상화하려는 당대의 분위기에 미묘한 균형감을 선사했습니다. 이 ‘묘한 색’이라는 표현 속에는 흠결 없이 완벽한 성웅으로서의 이순신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복합적인 모습 그리고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면까지도 담아내려는 오성만의 날카로운 시선이 담겨 있었습니다. 빛깔이 아름다우면서도 그 이면에 감춰진 그림자까지 읽어내려는 학자의 안목이 돋보이는 지점입니다.


논어에는 "君子訥於言而敏於行(군자눌어언이민어행)" 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군자는 말은 어눌하지만 행동은 민첩하다는 뜻입니다. 오성의 글 속에 그려진 이순신은 과장된 언변이나 화려한 외양보다는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며 결연한 행동으로 국가를 지켜낸 군자의 모습과 같습니다. 오성은 이처럼 이순신의 겉모습이 아닌 그의 깊은 인격과 치열한 삶의 본질을 꿰뚫어 보았으며 이를 통해 후대에도 길이 남을 진정한 인간 이순신을 우리에게 선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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