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를 통해 보는 오성과 한음] 41

41. 영의정도 농담은 합니다

by sophia p

영의정 이었던 오성은 조선 시대 세금 제도 신역에 관한 이야기를 듣자마자 재치 있게 답했습니다. 신역은 성인 남자 한 사람마다 매겨지는 세금이며 살림에 여유가 있다면 베를 바치고 없으면 군대로 몸으로 대신하는 제도였습니다. 하지만 관리들의 횡포로 인해 때로는 본래의 부담을 넘어선 고통이 백성들에게 가해졌고 갓난아기에게까지 세금이 매겨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부조리는 훗날 흥선 대원군이 호포법으로 개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성은 이 상황을 듣고 웃음을 섞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럼 나는 호역 때문에 죽을 지경이로세." 이 말에 백성들은 호역이라는 세금이 따로 있는지 의문을 품었고 또 일부는 웃음과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실 호역이라고 하는 별도의 세금은 없었습니다. 오성의 말은 당대 자신의 정치적 비판과 부담을 풍자하는 말장난이었습니다. 임해군과 영창대군 인목대비 사건 등 왕실과 얽힌 권력 다툼 속에서 자신이 '역적을 비호한다'는 비난을 받자 '호역(護逆)'이라 부르며 역(逆)의 발음을 이용해 고통을 표현했던 것입니다.


이 농담은 당시 무거운 권력의 짐과 세금의 고통을 풍자하는 것이었으며 오성은 권력자들의 부조리와 백성들의 고통을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그의 뜻을 아는 이들은 그 자리에서 웃음을 터뜨렸지만 그 안에 담긴 씁쓸함도 함께 느꼈습니다.


이처럼 오성은 단지 무거운 정치를 표현하는 냉철함뿐 아니라 인간적인 유머도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정치적 압박과 책임에 눌려 있으면서도 재치 있는 말로 스스로와 주변을 위로했습니다. 어려운 시절에도 오성은 깊은 통찰과 철학적 지혜로 시대를 바라보며 웃음 속에 희망을 담았던 것입니다.


논어에는 君子不以言舉人 不以人廢言(군자불이언거인 불이인폐언) 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군자는 말 한마디로 사람을 뽑지 않고 사람 하나 때문에 말을 버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오성은 자신과 주변을 둘러싼 말과 평판에 휘둘리지 않았습니다. 신역이나 호역 같은 비판의 소리 속에서도 그는 본질과 의리를 지키며 시대를 헤쳐 나갔습니다. 그의 농담과 태도는 바로 이 군자의 지혜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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