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죽은 목숨으로는
무엇인들 못하겠느냐.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다 잡혀온 아낙네
찬을 가지고 아부지 일터로 나갔던 소녀
그녀들은 이미 오만번을 죽었는데
이미 죽은 목숨으로는.
너무나도 아프지만 살기가 돈 것은 아니다.
다만 뒤바뀐 세상에 힘을 못 미쳐
그것에 한 스러울 뿐이다.
빼앗겨 버린 미래와 순결과
참을 수 없는 괴로움이었거늘
살기가 맺힌 것은 아니다. 다만
다시 한번 이 한 맺힌 나라에서
살아보고자, 살아보고자 한 것이었거늘.
그녀들은 이미 오만번을 죽었는데.
이미 죽은 목숨으로는
무엇인들 못 하겠느냐.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더 큰 용기였거늘.
지금 네게서 느껴지는 절망과 한숨은
단지 사치일 뿐이라고...
누군가는 그렇게 말하였다.
무덤가에서 들려오는
푸념섞인 웃음으로.
日帝 僖! 下下 下!
망해버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