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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a p Oct 11. 2020

[시] 이미 죽은 목숨으로...

이미 죽은 목숨으로는

무엇인들 못하겠느냐.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다 잡혀온 아낙네

찬을 가지고 아부지 일터로 나갔던 소녀

그녀들은 이미 오만번을 죽었는데

이미 죽은 목숨으로는.


너무나도 아프지만 살기가 돈 것은 아니다.

다만 뒤바뀐 세상에 힘을 못 미쳐

그것에 한 스러울 뿐이다.


빼앗겨 버린 미래와 순결과

참을 수 없는 괴로움이었거늘


살기가 맺힌 것은 아니다. 다만

다시 한번 이 한 맺힌 나라에서

살아보고자, 살아보고자 한 것이었거늘.


그녀들은 이미 오만번을 죽었는데.

이미 죽은 목숨으로는

무엇인들 못 하겠느냐.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더 큰 용기였거늘.


지금 네게서 느껴지는 절망과 한숨은

단지 사치일 뿐이라고...


누군가는 그렇게 말하였다.

무덤가에서 들려오는

푸념섞인 웃음으로.


日帝 僖! 下下 下!

망해버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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