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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a p Oct 12. 2020

[시] 전율

이제까지의 나는 어디에도 없다.

그대,

어디에서 나를 찾으려 드는가?     


저 먹 같은 하늘에서

노란 유성우(雨)가 쏟아지던 겨울

초등학교 운동장 낡은 드럼통 속에서

쓰레기 더미와 함께 타버린 지 오래다.     


아니, 소멸한 것이 아니다.  

   

저 톡톡 튀기는 불꽃 사이로

따가움에 온 몸을 전율하며

팔뚝에 뜨거운 낙인을 찍으며

발가벗은 흰 몸뚱아리로 다시 태어났다.     


누가 나를 나라고 부르는가.

이미 예전의 나는 없어진 지 오래인 것을.     


검은 것을 불태워 흰 것을 창출하며

불꽃으로 이루어진 내 심장을 무기 삼아

새로운 나의 존재를 네 심장에도 심어주마.      


뜨거운 나의 존재 가치로

너의 검은 몸뚱아리도 전율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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