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의 나는 어디에도 없다.
그대,
어디에서 나를 찾으려 드는가?
저 먹 같은 하늘에서
노란 유성우(雨)가 쏟아지던 겨울
초등학교 운동장 낡은 드럼통 속에서
쓰레기 더미와 함께 타버린 지 오래다.
아니, 소멸한 것이 아니다.
저 톡톡 튀기는 불꽃 사이로
따가움에 온 몸을 전율하며
팔뚝에 뜨거운 낙인을 찍으며
발가벗은 흰 몸뚱아리로 다시 태어났다.
누가 나를 나라고 부르는가.
이미 예전의 나는 없어진 지 오래인 것을.
검은 것을 불태워 흰 것을 창출하며
불꽃으로 이루어진 내 심장을 무기 삼아
새로운 나의 존재를 네 심장에도 심어주마.
뜨거운 나의 존재 가치로
너의 검은 몸뚱아리도 전율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