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깬 소년은
자신이 혼자라는 사실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리고 말없이 한참을 울었다.
지독한 외로움은 그런 거였다.
현실이 싫어서 몇 번을 잠들어도 몇 번을 울며 깨어나는.
눈을 떴을 때
나를 비추고 있는 태양과 마주치고는
세상의 밝음 속 자신의 어두움을 탓하며 움츠러드는 것.
또는,
아직도 밖이 어두움을 깨닫고
이 지겨운 어두움이 빨리 걷히기를 기도하며 눈물을 삼키는 것.
소년은 지독한 열병을 앓고 있었다.
성장통이라기엔 너무나 깊고 긴 아픔
내게 이런 고통을 선사하는 병신 같은 신에게 복수하고 싶은 충동이 사흘 밤낮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떠오르자
부끄럽게도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수치스러움에 헛구역질이 났다.
몇 번의 담배질로 허기를 채우고
남의 집 담벼락에 담뱃재로 낙서를 하고는
또다시 잠들기 위해 몸을 뉘인다.
할 수만 있다면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수 없이 되뇌인다.
수 없이.
블랙홀 같은 뇌 속에 별똥별이 떨어진다.
잠식되어간다.